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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남자직원들 여직원 성추행…"요즘 세상에"

(대구ㆍ경북=뉴스1) 정지훈 기자 | 2017-07-05 17:27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요즘 세상에 여직원을 성추행하는게 말이나 됩니까?"

대구은행 중간 간부급 남자직원들의 상습적인 성추행 의혹에 대해 대구지역 금융계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은 범죄, 조직문화에 문제

A은행 B지점장은 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성희롱 등에 대한 인식이 낮은 20여년 전에나 있을 법한 일이다. 그때도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사회적인 비난을 받고 범죄로 인식되던 때였다"며 "요즘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B지점장은 "성희롱 예방교육 뿐 아니라 조직에서는 아예 오후 9시 이후 회식이나 2차 자리를 금하는 분위기"라며 "상습적으로 벌어진 일이라면 조직문화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C은행 D팀장은 "회사 마다 다르겠지만 분기마다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고 있다. 직장 동료를 상대로 한 성희롱은 있을 수 없다"며 "만일 있다면 바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은행 F 지점장은 "성희롱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면직 처분된다. 해서는 안되는 범죄인데, 누가 자기 목을 내놓고 그런 짓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소문대로 (여직원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 했다면 성희롱이 아니라 성폭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청, 피해실태 조사 착수, 여성단체 "성희롱 예방교육 조사해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즉각 대구은행 남자 직원들의 성추행·희롱 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대구노동청 측은 "현장에 나가기 전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조사를 어떻게 할지 검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희 대구고용노동청장은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지만 피해자들을 위해 일단 사건 인지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실 확인을 위해 해당 은행 측에 자체조사 결과 등의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성단체 등에서는 대구은행의 성희롱 예방교육 실태와 여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경험 여부에 대한 조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대구여성회 측은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은 관련법 개정으로 일반 간부 뿐만 아니라 대표까지 다 들어야 한다. 하지만 교육을 나가보면 간부들은 교육을 잘 듣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진행할 때 교육 참여자의 직책, 이름, 서명을 하도록 돼 있는데 제대로 교육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구지역 여성사회단체들은 오는 10일 대구은행 내 1000명이 넘는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경험 여부 등의 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는 "다수의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보여 대구은행의 조직문화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구 대표기업 대구은행, 환골탈퇴해야"

여성단체는 대구 향토기업인 금복주의 여직원 인권탄압 행위에 이어 중견기업인 대구에서도 여직원 성희롱 사건이 터지자 "환골탈퇴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남 대표는 "입맞춤을 하거나 모텔로 끌고 간다는 등 지금까지 알려진 피해사실을 보면 성폭력특별법상 강제추행, 강간미수 등으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그 조직에 이런 문화가 만연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장내 성희롱을 한번만 하는 경우는 없다. 대구은행이 조직문화를 바꾸고 환골탈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은행을 비롯한 지역 기업들이 성희롱 예방 뿐 아니라 피해자들에 대한 사후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남 대표는 "피해 경험자나 주변 사람들은 마음을 졸이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근무했을 것이다. 기업들이 이에 대한 사후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은 말그대로 '예방'교육이지만 내부 고충처리 구조와 피해자들에 대한 사후문제 해결 등이 필요하다. 기업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daegu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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