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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헤어져”…잦은 이별요구에 여친 살해(종합)

경찰 살인·사체유기 혐의 20대 구속영장…유기 방법 등 추궁
시신 교회에 버리고 검거될 때까지 버젓이 아르바이트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2017-06-30 16:59 송고
지난 28일 오후 6시 50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교회 화단에서 2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17.6.29/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여자친구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교회에 유기한 20대는 원치않는 이별요구를 계속 받자 감정이 쌓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30일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 한 A씨(2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6일 오전 2시께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빌라에서 함께 살던 여자친구 B씨(21)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범행 2시간 뒤인 오전 4시께 자신이 살던 빌라에서 1.5㎞ 정도 떨어진 교회 베란다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년 전 사귀다 헤어진 B씨를 5개월 전부터 다시 만났으나 최근 B씨가 이별요구를 계속 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이런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개월 전부터 부모님과 살던 청주 자신의 집을 나와 B씨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고, 함께 살면서 다툼이 잦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잦은 다툼에 B씨가 헤어질 것을 여러 번 요구했고 A씨가 이를 번번이 거절하면서 좋지 않은 감정이 쌓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는 범행을 암시하듯 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는데, 범행 전 친구에게 “여자친구와 헤어지겠다”, “관계를 끝내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8일 6시50분께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교회 화단 옆 베란다에서 B씨가 숨진 채 발견된 뒤 타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였다.

숨진 B씨는 교회 건물 밖으로 튀어나온 반원(지름 2m) 형태의 1.2m 정도 높이 콘크리트 구조의 베란다에서 쪼그려 앉은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B씨는 바지와 상의를 모두 입고 있었고 신분증이나 휴대전화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만한 소지품도 없었다.

경찰은 B씨가 계절과 다르게 두툼한 외투를 입은 데다 유기된 모습이 부자연스럽고, 소지품이 하나도 없는 점 등 타살을 의심할 만한 부분이 있어 이를 집중적으로 수사했다.

지문조회 등으로 지난 29일 오전 B씨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주변인 탐문수사를 벌여 유력한 용의자로 B씨의 남자친구인 A씨를 검거했다.

범행 뒤 버젓이 아르바이트를 하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싫다고 했는데 계속 헤어지자고 해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의 소견(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과 ‘목을 졸랐다’는 A씨의 진술이 일치한다”며 “A씨가 범행은 시인하면서도 구체적인 범행 과정 등은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에 시신을 유기한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고, 범행 장소와 가까운 곳이라 유기 장소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edam_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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