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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파 최다 등판' 송신영, 정든 그라운드 떠난다

"팬들에게 감사하고 미안, 함께 했던 감독님들 생각나"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7-06-25 12:59 송고
한화 이글스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하게 된 송신영. /뉴스1 DB© News1 유승관 기자
한화 이글스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하게 된 송신영. /뉴스1 DB© News1 유승관 기자

한화 이글스에서 웨이버로 공시된 송신영이 정든 현역 유니폼을 벗는다. 일부에서 알려진 현역 지속 의지가 있다는 것과는 달리 송신영은 깨끗하게 은퇴를 결정했다.

송신영은 25일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현역 의지가 있다고 잘못 알려졌는데, 이미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며 "웨이버 공시가 결정되면서 은퇴를 정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송신영은 5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첫 4경기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불펜에서 쏠쏠한 힘을 보탰지만 4월28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⅓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송신영은 "현역 마지막 등판이 결국 넥센전이 됐다"며 친정팀 넥센과 남다른 인연에 의미를 부여한 뒤 "그 이후로 무릎이 아팠다. 구단이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즌 중 웨이버 공시가 조금은 아쉬울 법도 하지만 송신영은 "전혀 아쉽지않다"며 "마흔 둘까지 야구를 했으면 오래 한 것 아닌가. 이제 쉴 때도 됐다"고 말했다.
송신영은 공식 프로필에 1977년생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원래 그의 출생년도는 1976년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마흔 둘이다.

1999년 현대 유니콘스의 1차 11라운드(88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한 송신영이다. 2001년부터 1군 무대에 서기 시작해 올 시즌까지 무려 709경기 1132이닝을 소화했다. 그 사이 60승51패 47세이브 77홀드를 기록했다.

709경기는 송신영의 훈장과도 같은 기록이다. 이는 역대 최다 등판 7위이자 우완 정통파 투수 중 최다 등판 기록이다.

류택현(901경기·LG), 조웅천(813경기·SK), 가득염(800경기·SK), 이상열(752경기·SK), 강영식(750경기·롯데), 오상민(736경기·LG)이 송신영보다 많은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좌완 또는 사이드암으로 원포인트 역할을 주로 했던 투수들이다.

현대를 거쳐 넥센 히어로즈까지 한 팀에서만 뛰던 송신영은 2011년 트레이드를 통해 LG 트윈스로 팀을 옮겼다. 당시 마무리 투수 부재에 시달리던 LG가 넥센의 불펜 필승조였던 송신영을 원해 성사된 트레이드였다.

그해 송신영은 62경기에서 3승3패 19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24를 기록하며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획득, 한화와 계약하며 LG를 떠났다.

1년만에 팀을 떠난 송신영을 향한 LG 팬들의 실망감도 컸다. 그러나 당시에는 송신영이 LG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송신영은 LG에 남고 싶었으나 당시 협상 담당자가 "누가 널 데려가겠냐"고 자존심을 긁었기 때문이다.

결국 송신영은 자신을 원했던 한화의 손을 잡았다. MBC 청룡 어린이회원 출신인 송신영에게 LG는 어린 시절부터 뛰고 싶었던 팀이었다.

이후 송신영은 여러 팀을 옮겨다녔다. 2012년 시즌을 마친 뒤에는 NC 다이노스의 신생팀 특별지명을 받았고, 2013년 시즌 초반에는 트레이드로 친정팀 넥센에 복귀했다. 2016년을 앞두고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은퇴를 결정하면서 송신영에게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하고 있다.

송신영은 "잠깐 밖에 뛰지 못했지만 LG 팬들 생각이 많이 난다. 처음 입단했을 때 열렬히 반겨주셨고, 떠날 땐 아쉬워도 해주셨다"며 "안 좋은 모습만 보여드린 한화 팬들에게는 미안함이 크다. 넥센 팬들은 말할 것도 없이 특별한 분들"이라고 전했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 송신영. /뉴스1 DB© News1 이동원 기자
넥센 히어로즈 시절 송신영. /뉴스1 DB© News1 이동원 기자

앞으로 송신영은 잠시 쉬면서 지도자 준비를 할 계획이다. 그동안 시즌 중에도 틈틈이 밟아왔던 호서대 대학원 야구학과 석사과정 수료가 목표다. 독립구단에서 재능기부를 할 계획도 갖고 있다.

송신영은 "프로 생활 처음을 함께 했던 김재박 감독님, 넥센에서 함께한 김시진 감독님, 짧았지만 NC에서 인연을 맞은 김경문 감독님,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화의 김성근 감독님 등 운 좋게 좋은 지도자들과 함께했다"며 "은퇴를 결심하면서 고마웠던 스승님들 생각이 난다. 그분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말했다.


docto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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