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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고영배 "5주년 소란, 서현진과 컬래버 가능할까요?"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7-06-25 10:00 송고
해피로봇레코드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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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②에 이어서. 

밴드 소란은 올해로 데뷔 5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3월에는 3주간 5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었고, 지난 17일에는 신곡 '퍼펙트 데이(Perfect Day)'를 발표했다. 소란의 보컬 고영배는 5주년을 지나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도 갖게 됐다고 고백하면서도, 앞으로 점차 확장해 가야 할 목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리고는 "음원을 소처럼 내서 소란"이라고 너스레를 떨다 앞으로 가을 페스티벌과 연말 콘서트 등으로 더욱 바빠질 활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추구했던 음악도 초심도 없었지만 자연스운 음악을 하고 싶었다"는 고영배의 말처럼 편안하면서도 일상적인, 그리고 진심이 담긴 소란의 음악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Q. 지난 17일 신곡 '퍼펙트 데이'를 발표했다. 무료로 음원을 공개했고 좋은 반응도 있었다. 특별히 음원을 무료로 공개한 이유는.
A. 지난 3월에 3주간 열었던 저희 5주년 기념 콘서트 이름이 '퍼펙트 데이'였어요. 당시 콘서트에서 저희 공연을 찾아주신 팬 분들에게 뭔가 특별한 것을 하고 싶어서 생각해낸 것이 같은 제목의 노래를 만들어서 들려드리는 것이었어요. 저희가 12회 공연을 했는데 12번을 불렀던 곡이기도 해요. 음원으로 낼 계획은 있었지만 정식 발매를 하려고 보니까 의미 있는 곡인 만큼 선물로 들려드리면 어떨까 싶어 그렇게 공개하게 됐어요.

Q. 소란을 대표해서 5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A. 당연히 여기까지 온 것도 너무나 감사했어요. 콘서트를 정말 한 해도 안 쉬고 5년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그 과정에선 저희를 믿어주시는 팬 분들도 계셨고 그 분들께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5주년 기념 콘서트를 하면서 나름 조금 더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전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소란이 추구해왔던 음악을 잘 지켜오고 있는 것 같은지.
A. 처음부터 밴드를 만들면서 추구했던 어떤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냥 이런 스타일의 노래가 좋았어요. 그냥 공감이 되고 듣기 편하고 좋은 음악을 만들고자 했지만 '어떤 음악을 추구해야겠다'라는 것이 뚜렷하진 않았어요. 초심이랄 것도 없었고 음악을 그냥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분명한 건 관객들에게 어렵거나 이해를 요구하는 음악은 저희 취향이 아니에요.

Q. 음악적으로 달라진 것이 있다면.
A. 멜로디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심플한 선을 좋아하는 것 같고 편곡도 마찬가지에요. 이전에는 밴드 색이 강했다면 이제는 그렇지 않은, 미니멀한 편곡들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지금 만들고 있는 신곡을 보면 처음과는 분명 스타일이 다르더라고요. 계속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A. 그건 계속 변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정규 3집 앨범의 '선샤인'이라는 곡이나 '우리 여행'이라는 곡에 애정이 가더라고요. '우리 여행'은 나영석 PD님의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보면서 영감을 받았던 곡이에요. 여행에서 길을 헤매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여행 만큼은 낯설어도 편안하고 소중하다는 가사인데 팬 분들하고 부르면서 더 애착이 간 것 같아요. 팬 분들과 이제 6년차인데 더 애틋해지고 뭉클해지더라고요. 가수들이 무대에서 눈물을 흘릴 때가 있잖아요. '정말 눈물이 날까?' 싶었는데 진짜 눈물이 나더라고요. 

Q. 소란의 음악이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A. 많은 분들이 저희 음악에 대해 '달달하다, 여자 마음을 잘 안다, 듣기 좋은 음악'이라고 평을 해주시는데 저희는 연주나 가사의 매력을 의식하고 곡을 쓰진 않거든요. '이렇게 써서 꽂히게 만들어야지'라고 의식하고 곡을 쓰면 절대 좋은 곡이 나올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제 마음과 저라는 사람이 담기려고 노력해야 음악도, 가사도 자연스러워요. 힘이 들어가는 결과물도 나오긴 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자연스러움인 것 같아요.

Q. 5주년을 지난 소란의 고민, 그리고 목표는.
A. 현재로서는 드러머 편유일씨가 팔을 다쳐서 그게 가장 큰 고민이에요. 장기적인 고민은 '우리나라 음악판에서 밴드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인 것 같아요. 지금 저희의 5주년 이후엔 뭐가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음악을 오랫동안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궁금해요. 일본이나 미국보다 밴드가 할 수 있는 활동 자체가 적은 것 같아요. 방송 무대도 크지 않고요. 처음에 밴드를 만들 때 페스티벌에도 나가고 콘서트도 하고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하자는 목표가 있었는데 그걸 다 한 번씩 이루게 되면서 다음 목표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이 많아요. 전국투어, 해외공연 등의 목표를 세울 수 있겠지만 조용필 선배님과 같은 뮤지션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더 해봐야 하는 시점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음악적인 고민은 건강한 편이라는 점이에요. 곡이 안 나오면 '언젠간 나오겠지'라고 생각하거든요. (웃음)

Q. 앞으로 협업하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
A. 저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편이에요. 힙합도 좋아하고 발라드도 너무 좋아해요. 토이처럼 저도 제가 만든 곡으로 다른 뮤지션과 컬래버레이션을 하보고 싶기도 해요. 개인적으로는 가수는 백아연씨, 배우는 서현진씨를 너무 좋아해요. 서현진씨는 드라마 '또 오해영'을 보고 팬이 됐어요. 원래 가수이기시도 했고 노래를 너무 잘 하시는데 '또 오해영'의 OST 중 직접 부르신 '사랑이 뭔데'를 좋아해요. (웃음) 권정열씨와 하는 인터넷 라디오에서도 '또 오해영'의 BGM만 틀고 있어요. 서현진씨가 들으실 때까지. 하하. 저희 곡 중에서 '너를 보네'라는 곡도 '또 오해영'을 보고 영감을 받아 쓴 곡이에요. '영화보고 싶다 진짜'라는 가사도 '또 오해영'의 실제 명대사인 '심심하다 진짜'를 떠올려 쓴 가사이기도 하죠. 이렇게 말은 하지만 실제로 컬래버레이션이 성사돼도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가능하긴 할까요? 그냥 나중에 서현진씨를 우연히 뵙게 되면 인사 정도만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웃음)

Q. 소란에게, 혹은 고영배에게 지난 5년 중 가장 퍼펙트했던 날을 떠올린다면.
A. 하루가 완전히 완벽할 수는 없더라고요. 하루종일 제가 지나는 횡단보도가 전부 파란불이 켜진다고 해도 좋은 일만 계속 생길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기억이 나는 것은 신혼여행 당시였던 것 같아요. 아내와 돌고래를 보러 배를 타고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멀미가 너무 심하게 나서 멀미약을 먹었는데 그 약을 먹고 뻗어서 오후를 완전히 날린 날이 있었어요. 늦게 깨서 오후에 늦게 레스토랑에 갔는데 늦게 간 덕에 좋은 자리에서 로맨틱하게 식사를 했고 아내와 비치에 누워서 밤하늘을 봤는데 정말 예쁘더라고요. 안 좋은 일이 있었지만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밤하늘을 올려다봤던 그때가 정말 완벽했어요. 아닐 뻔했지만 결국엔 완벽한 마무리가 돼서 기억에 남은 추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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