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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고영배 "'세모방' 꽝PD 열정 디렉션, 박명수와 탈진"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7-06-25 10:00 송고
해피로봇레코드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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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밤-세모방: 세상의 모든 방송'(이하 세모방)에 뜻밖의 인물이 등장했다. 고영배는 인디계를 대표하는 대세 밴드 소란의 보컬이자 '라디오계 유재석'으로 통하는 입담꾼이지만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다소 생경한 얼굴이기도 했다. '형제꽝조사'의 꽝PD의 갑작스러운 디렉션에 잠시 머뭇거리다가도 능청스럽게 상황극을 연출하는가 하면 박명수를 제치고 거대한 참돔을 낚는 데 성공, 단독샷까지 받아내는 활약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아직 '예능 새내기'인 그가 경험한 '세모방'은 여전히 신기하고 궁금한 영역이다. 함께 하는 출연진과 방송 콘셉트에 대해 조금의 정보도 알지 못한 채 갔던 '세모방' 첫 촬영장에서 열정적인 꽝PD와 거성 박명수, 4차원 헨리를 만났고 두 번째 촬영장에서는 '한다맨' 쫄쫄이를 입어야 했다. "고란의 소영배가 아니라 소란의 고영배"라고 재차 자신을 소개해야 하는 웃픈 상황까지 마주했지만 어느새 편안하게 '세모방'에 녹아든 그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 

MBC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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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한 소감이 궁금하다. 주위의 달라진 반응이 느껴지나.
A. 제 주변의 친한 뮤지션들은 많이 놀렸어요. 친한 뮤지션들이라고 한다면 10cm 권정열씨나 데이브레이크 멤버들인데, 지난주 방송된 '한다맨' 특집에서 헬멧 쓰고 강렬한 옷차림으로 등장하니까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방송에 나온 적은 있었지만 지상파에서 이렇게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니까 가족들도 신기해 했어요. 저희 어머님은 엄청 좋아하세요. (웃음) 이웃 분들은 그간 저를 수상히 여기셨거든요. '쟤는 대체 뭐하는 애일까' 싶으셨던 것 같은데 이제 알아봐주세요. 지상파 프로그램은 어르신들도 많이 보시니까 말도 먼저 걸어주시고, 다르긴 하더라고요.

Q. 이번 '세모방'에는 어떻게 섭외가 된 것인가.
A. 담당 PD님인 김명진 PD님이 신기하게도 이전부터 저를 알고 계셨다고 해요. 당시 제 음악을 들어보시고 프로그램 로고송을 부탁하신 적이 있었어요. '7인의 식객'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때 인연이 돼서 저를 알고 계셨어요. 이번에 기회가 돼서 저를 섭외해주셨는데 제안을 받았을 때 당시만 해도 제작진 분들도 저에 대한 확신이 없으셨고, 저 역시도 부담이 컸어요. 미팅 자리에 갔을 때도 출연이 안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신기하게 같이 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MBC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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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형제꽝조사'의 '꽝PD'와의 활약으로 주목을 받았다. 녹화 당시, 혹은 녹화 후 이렇게 화제가 될 줄 알았나.
A. 첫 녹화가 끝나고 박명수 형과 헨리, 그리고 저까지 모두 녹초가 됐어요. 탈진까지 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녹화가 끝나고 나서 매니저 형하고 같이 있었는데 왠지 제작진 분들이 '오늘 고생하셨습니다'라고 하시고 다시 연락을 안 주실 것 같았거든요. (웃음) 저도 그동안 방송 섭외가 오면 나름 잘 적응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다르더라고요. 진짜 치열한 곳이었어요. 저는 그냥 첫 녹화 때도 명수 형님 하시는 것 보면서 그냥 웃기만 하다 끝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작진 연락도 안 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편집을 너무 잘 해주셔서 반응도 좋았고 다음 편에도 나올 수 있게 됐어요.

Q.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많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A. 제작진 분들도 용기를 내셔서 애써 섭외해주셨는데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예능 프로그램을 워낙 좋아하는데 실제로 출연하는 건 부담스럽고 자신이 없더라고요. 워낙 데뷔 전부터 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챙겨봐서 동경하고 궁금해했던 세계였지만 Mnet '비틀즈코드'에 출연해보고 쉽지 않다는 걸 알았거든요.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로 돌아가는 현장에서 제작진은 물론이고 박명수 형님도, 헨리도 정말 대단해보였어요.

Q. 어떤 방송으로 진행되는지 콘셉트도 모르고 갔던 만큼 부담이 더 컸을 것 같다.
A. '세모방' 제작진이 추구하시는 바가 그쪽 방송에 완전히 맡긴다는 점이에요. 그쪽 방송에 내던져진 출연자들을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제작진 분들이 정말 통영이라는 사실 하나만 알려주셨어요. '그럼 바닷가에서 촬영하나? 배라도 타나?' 싶었는데 촬영 현장에 도착해서 보니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계시더라고요. 당황했죠. (웃음) 다음 촬영이었던 '한다맨'도 너무나 당황스러웠어요. '예능 프로그램서 쫄쫄이만 안 입으면 돼'라고 말했던 적이 있는데 진짜 쫄쫄이를 입게 될 줄이야. (웃음)

Q. 곁에서 본 꽝PD는 어땠나.
A. 현장도 리얼이지만 꽝PD님도 리얼이었어요. 정말 TV에 나오신 그대로 그런 분이세요. 재미있게 하기 위한 과장이 조금도 없으시고 정말 실제로 '형제꽝조사'를 그렇게 찍으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설정 하나 하나 열정적으로 디렉션을 주시는데 제가 못 살려서 너무 걱정이 됐어요. (웃음) 체력적으로 힘든 촬영이지만 정말 열정적이셨고 일을 즐기시는 게 보였어요. 그런 꽝PD님하고 촬영하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그분을 따르게 되더라고요. 아마 PD님도 누가 촬영장에 오는지 모르셨다고 해요. 저에 대해 전혀 모르셨는데 나름 알려진 뮤지션이라는 걸 아시고는 권정열씨와 제가 진행하는 V앱도 접속하셔서 댓글에 참여하신 적도 있어요. (웃음) 댓글 창에 꽝PD라는 사실을 밝히셨는데 팬 분들이 저희 보다 PD님께 더 관심을 갖더라고요.

Q. 앞으로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면.
A. 어느 프로그램이든 도전해보고 싶어요. 제가 웃음을 빵빵 터뜨리는 스타일이 아닌 데다 '세모방'에선 제작진 분들이 너무 편집을 잘 해주셔서 그나마 살 수 있었지만 어떤 프로그램이든 출연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 같아요. '무한도전' 게스트 출연은 장래희망 같은 거죠. 꿈과 희망 같은 프로그램이랄까요. 하하. 개인적으로는 나영석 PD님이 연출하시는 리얼 예능 프로그램도 너무 좋아해요. 저희 소란 노래 중에 '우리 여행'이라는 곡이 있는데 그 곡이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보면서 작곡한 곡이거든요. 무엇보다 저는 유재석님이 진행하시는 모든 방송에 출연해보고 싶습니다. '해피투게더'부터 '런닝맨' 그리고 예전에 진행하신 '놀러와'까지 다 챙겨보는 애청자였거든요. (웃음)

▲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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