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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아시아 문화심장터⑥]후백제·조선 복원…미래도 살린다

후백제 역사문화 복원에 전주부성·전라감영도 복원
전주시 "과거 중요하듯 미래유산도 지금부터 관리"

(전주=뉴스1) 김춘상 기자 | 2017-06-24 11:11 송고 | 2017-06-24 11:46 최종수정
편집자주 김승수 전주시장이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를 꺼내들었다. 후백제 도읍지이자 조선왕조의 발상지인 원도심 330만㎡(100만평)을 한옥마을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재생해 전주를 파리와 로마 같은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 시장은 ‘허황된 꿈’이라는 지적에 ‘가능한 꿈’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뉴스1은 전주시가 올해 핵심정책으로 추진 중인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의 배경과 내용을 소개하면서 문제점은 없는지 두루 살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전주 아시아 문화심장터 조감도 © News1 김춘상 기자
전주 아시아 문화심장터 조감도 © News1 김춘상 기자

전주시가 원도심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의 핵심 키워드는 후백제와 조선왕조다.

당연히 후백제와 조선왕조의 흔적을 복원하는 작업을 이 프로젝트의 주요 사업으로 추진한다.

견훤 왕궁 터를 찾아내고 전라감영(全羅監營)과 전주부성(全州府城)을 복원해 왕도(王都)로서 전주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미래의 견훤 왕궁, 미래의 전라감영이 될 만한 것들을 찾아 후세에 온전히 물려주는 미래유산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후백제 역사문화 복원

전주시는 후백제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복원하는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이달부터 연말까지 ‘후백제 역사문화 재조명 수립 용역’을 진행한다.

용역 대상 지역은 전주시청 동쪽에 있는 완산구 노송동 일원으로, 견훤이 왕궁을 지었다고 추정되는 곳이다.

전주시는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전주시민들조차 전주가 후백제 도읍지인 것을 제대로 모른다고 보고 있다.

이에 용역을 통해 후백제를 재조명해 왕도(王都)로서 전주의 위상을 확립하면서 후백제 복원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국립전주박물관이 항공사진과 일제시대 지도 등을 통해 확인한 후백제 성곽과 방어체계.  빨간색 타원이 노송동 일원이며, 가운데가 한옥마을이다.(국립전주박물관 제공) /뉴스1 DB
국립전주박물관이 항공사진과 일제시대 지도 등을 통해 확인한 후백제 성곽과 방어체계.  빨간색 타원이 노송동 일원이며, 가운데가 한옥마을이다.(국립전주박물관 제공) /뉴스1 DB

전주시는 용역에 앞서 최근 전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유철)에 정밀지표조사를 의뢰한 결과, 오목대(梧木臺) 도성벽지와 인봉리 일대 등에서 10개의 성곽유적, 우아동과 황방산 등에서 5개의 건축유적을 발굴한 것을 비롯해 6개의 분묘유적과 5개의 생활유적 등 총 31개의 후백제 유적을 새로 찾아내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번 용역에는 이 지표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지하물리탐사 작업도 포함돼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복원 가능한 것들은 복원을 하겠다는 게 전주시의 구상이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용역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2029년까지 약 10년 동안 추진할 후백제 역사문화 복원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후백제 연구센터 건립과 후백제 역사문화 다울마당 운영도 검토 중이다.

후백제 복원에 드는 사업비는 국비 200억원, 시비 1억5000만원 등 총 201억5000만원이다. 시비 1억5000만원은 이번에 추진되는 용역비다.

◇조선왕조 발상지 위상 강화

경기전을 비롯해 한옥마을 동쪽에 있는 오목대와 이목대(梨木臺) 등 원도심 곳곳에는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상지임을 알 수 있는 흔적들이 많이 있다.

전주시는 여러 문헌 자료 등을 토대로 이들 흔적들을 복원해 경기전이나 오목대, 이목대와 함께 조선왕조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보다 더 풍부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전주부성, 풍남문, 남부시장의 과거와 현재 모습/뉴스1 DB
전주부성, 풍남문, 남부시장의 과거와 현재 모습/뉴스1 DB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주부성과 전라감영 복원이다.

전주부성은 전라감영과 경기전, 풍패지관(豊沛之館) 등 전주부(全州府)의 주요 시설을 둘러싼 성곽이다.

이 성곽에는 동서남북으로 1개씩 큰 문(門)이 있었는데, 남쪽의 풍남문(豊南門)과 서쪽의 패서문(沛西門)이 밖에 큰 장이 들어서 특히 많이 이용됐다고 한다. 현존하는 문은 남부시장 옆에 있는 풍남문이 유일하다.

풍남문과 패서문 이름 앞에 붙어 있는 풍패(豊沛)는 중국 한 고조 유방의 본향이다. 풍패지관도 전주 객사의 다른 이름인데, 이는 풍패가 한 고조 유방의 본향인 것처럼 전주가 태조 이성계의 본향이라는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전주시는 이런 역사적인 배경을 갖고 있고 상대적으로 고증이 쉽다는 이유로 패서문을 복원하기로 했다. 동문과 북문은 마땅한 고증 자료가 없어 상징물 형태로 복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별도로 동문과 북문 사이에 있는 성곽 일부를 복원해 전주부성 전체의 위치와 규모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주부성 복원에는 2025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132억원씩 총 26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복원을 앞둔 전라감영터/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본격적인 복원을 앞둔 전라감영터/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전주부성과 함께 그 안에 있는 전라감영도 복원된다.

전라감영은 조선시대 때 지금의 전북과 전남, 광주는 물론이고 바다 건너 제주까지 다스린 전라감사가 지내던 곳이다. 부지는 옛 전북도청사 자리다.

전라감영 복원은 2005년부터 논의가 시작됐으나 감영 복원 범위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지지부진하다 2015년 9월1일 옛 도청사 철거 공사가 착수되면서 본궤도 위에 올랐다.

지난해 발굴조사에서는 전라감사 집무실인 선화당 위치가 확인돼 전라감영 복원에 탄력이 붙었다.

전주시는 이달부터 내년 10월까지 선화당을 포함해 내삼문, 연신당 등 6개 시설을 복원하는 공사를 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도비와 시비 39억8000만원씩 총 79억6000만원이 투입된다.

전주부성과 전라감영 복원은 앞서 소개된 전통문화 중심 도시재생사업 가운데 △전라감영로 특성화사업 △고물자골목 재생사업 △남부 문화창의센터 등 3개의 감영지구 사업들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유산도 지금부터

전주시는 과거를 복원하는 작업과 함께 후세에 미래유산을 온전히 물려주는 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근현대 전주를 배경으로 시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건이나 인물, 이야기 등이 담긴 유·무형의 자산 가운데 미래 세대에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미래유산이라고 전주시는 정의한다. 문화재도, 길도, 마을도 미래유산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해 실시된 분야별 기초조사 결과, 무형 33건과 유형 105건 등 총 138건의 미래유산이 발굴됐다.

무형유산에는 모래내 알짜시장과 삼천동 막걸리골목 등 생활유산 29건, 전주천 섭다리축제 등 축제 4건이 포함됐다.

유형유산은 한옥 건축물과 취향정 등 전통건축 13건, 남완산 금융조합과 엠마오사랑병원 등 근대건축 8건, 서문교회와 초록바위 성지 등 종교건축 20건, 기전대학교와 효문여중 등 학교건축 5건, 거북바위와 흑석골 당산나무 등 자연물 26건 등이다.

전주 동서학동 주민센터에서 '서학동예술촌 미래유산 마을재생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김승수 전주시장/뉴스1 DB
전주 동서학동 주민센터에서 '서학동예술촌 미래유산 마을재생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김승수 전주시장/뉴스1 DB

전주시는 이 가운데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것들을 대상으로 꼼꼼한 심의를 거쳐 미래유산으로 지정해 관리할 계획이다. 소유자가 있는 경우 소유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등록문화재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등록문화재 지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미래유산으로는 이미 서학동예술촌이 1호로 지정돼 있다. 이 마을에서는 주민과 예술인 등이 참여해 골목길과 한옥, 마을 이야기 등 유·무형의 자산을 활용해 ‘전주형 주거지 재생 모델’을 구현하는 작업이 계획 중이다.

전주시는 현재의 시설을 잘 관리해 미래유산으로 남기는 작업은 견훤 왕궁과 전주부성, 전라감영 등 사라진 것들을 복원하는 것 못지 않는 의미를 지닌다고 보고 잇다.

이를 위해 미래유산 프로젝트를 보다 더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30명가량의 미래유산보존위원회를 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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