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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학생들 "학사비리 징역형 사필귀정…이런 일 없어야"

정유라 입학·학사비리 관련자 9명 모두 유죄
학생들 "투명하고 민주적인 학사운영 계기 삼아야"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2017-06-23 16:15 송고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여대 제공) © News1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여대 제공) © News1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과정에서 국정농단의 핵심 최순실씨(61)의 딸 정유라씨(21)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화여대 교수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학생들은 "사필귀정"이라며 "투명하고 민주적인 학사운영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23일 서울 서대문구 캠퍼스에서 만난 이화여대 학생들은 재판결과에 대해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받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일부 교수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데 대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신산업융합대학 소속 김모씨(19)는 "저는 이화여대에 입학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며 "정씨는 너무 쉽게 들어왔고 학교에도 안 나왔는데 교수들이 무책임하게 특혜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렇게 밝혀질 일인데 교수들은 논란이 불거질 당시 굳이 혐의를 부인하며 숨겼다"며 "이기적이고 영악한 행동이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건강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씨(22) 역시 "다른 학생들은 힘들게 노력해서 학점을 얻는데 출석도 안 한 정씨가 학점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상당히 씁쓸하고 박탈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해당 교수들은 처음에 혐의를 부인했지만 그 말을 믿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고 학생이 대자보로 증언하기도 했다"며 "법원에서 유죄로 판정돼 다행이지만 집행유예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일을 계기로 더욱 투명하고 민주적인 학사운영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최모씨(42)는 "이화여대에서 총장까지 연루된 권력형 교육비리가 터질 줄 누가 예상했겠느냐"며 "불합리한 학사운영을 파고들었던 학생들의 시위와 운동이 곪고 있던 부분을 밝혀냈다"고 평가했다. 최씨는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보다 민주적인 학사운영이 있을 것 같고 다른 대학에도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화여대 한 교수는 "우리 학교가 적어도 학사관리는 철저하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학사비리가 드러나 저 자신도 깜짝 놀랐다"며 "더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교수들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 만큼 앞으로 징계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재 교수들에 대한 징계가 어느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속기소된 이화여대 소속의 교수들은 현재 교수직에서 직위해제된 상태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는 정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학사비리를 둘러싼 9명의 관계자 전원의 유죄를 인정했다.

정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직접 지시하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경희 전 총장에게 징역 2년을, 입학전형에서 면접위원들에게 정씨를 뽑으라고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정씨에게 입시 특혜를 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62)에게는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이밖에 정씨를 위해 시험답안지 등을 조작한 류철균 교수(51·필명 이인화)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학점 특혜를 준 이인성 교수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d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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