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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학대인식의날①]안심할 수 없는 요양원…방임·학대 급증

생활시설 노인학대 5년 연속 200건 이상 접수
직원들 교육·인식·처우 등 복합적 노력 필요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2017-06-15 06:10 송고 | 2017-06-15 09:30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80대 중반인 A씨는 가정을 떠나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요양원에서는 A씨를 제대로 돌봐주지 않았고 A씨는 욕창까지 생기는 등 힘겨운 생활을 해야 했다. A씨에게 욕창이 발생한 뒤에도 요양원은 치료를 받게 하거나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고 상황은 악화됐다. 이후 요양원은 A씨의 건강이 안 좋아졌다고 보호자 측에 알렸고 가족들은 병원에서 A씨가 환자복으로 갈아입는 것을 보고 욕창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

관리 인력이 적은 야간 시간은 요양원에서 노인 학대가 자주 일어나는 인권의 사각지대이기도 하다. 야간에 관리를 맡은 직원이 노인들에게 짜증을 내는 것도 모자라 물을 뿌리고 뒤통수를 치는 등의 학대 행위는 요양소마다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 학대는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 학대 사례는 지난 2006년 2274건에서 2016년 4280건으로 증가했다. 2015년 3818건과 비교해도 한해 사이에 무려 462건이 늘어났다.

그동안 노인 학대가 주로 이루어지는 곳은 가정이었다. 지난 10여 년간 가정에서 발생한 노인 학대가 9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가정 밖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요양시설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요양시설에서의 노인 학대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노인주거복지시설(양로시설, 노인공동생활가정, 노인복지주택) 노인의료복지시설(노인요양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등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뜻하는 생활시설 학대는 2010년부터 매년 100건 이상이 접수되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매년 200건 이상이 접수됐고, 생활시설은 가정에 이어 두번째로 노인 학대가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보통 노인 학대는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 방임 등의 순으로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생활시설 학대의 경우 방임이 가장 많고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가 뒤를 잇는다. 2015년 기준으로 생활시설 노인 학대 유형 중 방임은 123건으로 전체의 44.9%를 차지했다. 이는 생활시설에서 노인들이 시설종사자와 기관의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2015년 노인복지법 개정에 따라 시설 내 노인 학대를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있었다. 노인 학대 관련 범죄 전력자는 노인 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취업할 수 없게 해 노인 학대 재발 가능성을 낮췄다.

또 노인 학대로 처벌 받은 시설과 행위자는 위반·처벌 사실을 일반인에게 공표해 노인 학대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그런 시설을 피해 요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여전히 생활시설에서의 노인 학대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생활시설에는 CCTV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인권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다.

그렇다고 CCTV를 무작정 설치하는 것도 쉽지 않다. 노인 학대 예방을 위해 좋은  취지로 하는 일이지만 인권 침해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생활시설에서의 노인 학대를 줄이려면 직원들의 인식 개선은 물론 제도, 처우 등 다각적인 방향에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의 관계자는 "요양보호사 1명당 4명 또는 5명의 노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다. 일이 힘들기도 하고 모든 직원의 인권 의식이 높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나아가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인력이 늘어난다고 해서 학대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노인을 돌보는 사람이 노인의 인권을 생각하지 않고 혐오스럽게 생각하면 안 된다"며 "(직원) 교육도 하고 인력도 늘리고 처우도 개선하는 등 복합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yj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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