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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정복②]"도둑 아니에요"…보호자들 극심한 스트레스

환자가 일으킨 문제행동 때문에 정신건강 위험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7-06-11 07:00 송고 | 2017-06-11 11:43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치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몸과 마음이 지치고 고민을 속 시원히 하소연할 곳이 없어 마음에 병이 생겨서다.  
11일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에 접수된 상담 사례를 보면 보호자들은 치매 환자가 일으키는 문제행동으로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매우 힘들어한다. 

문제행동은 치매 환자가 툭하면 물건을 잃어버렸다며 보호자를 절도범으로 의심해 경찰에 신고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심한 경우 칼같은 흉기로 보호자를 위협한다. 보호자가 집을 비운 사이에 치매 환자가 가구를 망가트리는 일은 가벼운 고민에 속한다.

이런 문제행동이 잦아질수록 보호자들은 견디기 어려운 스트레스가 쌓이고 전문가 상담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 일쑤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속옷을 갈아입히지 못해 고민하다가 상담사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치매에 걸린 부모를 밀쳐 다치게 한 후 상담사에게 눈물을 보이며 괴로워하는 보호자들도 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는 매일 이런 상담 전화가 걸려온다.
중앙치매센터 관계자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고충은 이루 말하기 어렵고 사례가 다양하다"며 "치매 초기나 중기일 때 환자들이 문제행동이 자주 일으켜 가족들은 지쳐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담 과정에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보호자를 자주 목격한다"며 "환자를 시설에 입소하도록 권해도 책임감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움을 토로하는 보호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고령화로 인해 치매 환자가 늘고 있고 가족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경고한다. 이런 정신건강 문제는 치매 환자의 증상이 낫지 않는 한 해결되기도 어렵다.

중앙치매센터 관계자는 "보호자들은 환자가 바른생활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지 말고 최대한 지켜보고 이해하는 인내가 필요하다"며 "다만 보호자들이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문제를 해소할 인프라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치매를 고치는 치료제를 개발되지 못했다. 증상을 늦추는 약들뿐이다. 의사들은 치매 환자가 유산소 운동을 자주 하면 증상이 나빠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예병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의학적으로 유산소 운동이 치매 증상을 늦추고 보호자들의 걱정을 덜어줄 해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환자 상태를 고려한 전문적인 운동 프로그램이 전무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호자들 정신건강도 결국은 환자 상태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모여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들이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 교수는 "보호자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상담치료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 필요한 조치"라며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늘려 보호자들의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줄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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