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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제로백 4.9초'에 착한 가격까지...아재들 스팅어에 홀딱

도심에선 고급 세단…경쟁차 대비 1000만원 저렴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17-06-10 08:06 송고 | 2017-06-11 05:13 최종수정
스팅어 주행사진© News1
스팅어 주행사진© News1

스포츠카는 비싸다. 외국 브랜드가 대부분이어서 가격 거품 논란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가격에 살 수밖에 없었다.

제로백 4.9초의 매력적 성능에 착한 가격까지 장착한 기아자동차 최초의 고성능 스포츠카 '스팅어'는 국내 퍼포먼스 세단 시장에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사전계약이 벌써 3000대에 육박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소싯적 좀 달려본 3040 아재'들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스팅어를 타고 서울 워커힐 호텔부터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까지 편도 84km 구간을 체험해봤다.

우선 외관은 잔뜩 움추린 맹수를 연상케 하는 첫인상이다.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코 그릴과 쭉 째진 눈의 헤드라이트 라인은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후면부에 영어 흘림체로 쓰여진 스팅어 문자는 마세라티나 재규어 같은 외제차 브랜드를 떠올리게 한다.

차에 탑승하면 최고급 나파 가죽 시트가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안정감을 준다. 스포츠 세단답게 좌석이 낮게 깔렸지만, 평상시엔 간편하게 시트조절·스티어링 휠 조정만으로 일반 세단과 동일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스포츠카라고 고속도로만 달릴 수는 없다. 워커힐 호텔에서 천호대교와 올림픽대로를 거치는 도심구간에서는 세단을 몰듯 편안하게 운전했다. 스포츠카 하면 연상되는 폭발적 엔진음은 아드레날린을 왕성하게 분비시키지만, 주위 사람들에겐 '민폐'가 아닐 수 없다.

조용한 엔진음의 스팅어는 저속 구간에서 편안한 세단의 주행감을 선사한다. △스마트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등 5가지 주행모드 선택에 따라 고급 세단과 스포츠카를 넘나드는 운전맛을 느낄 수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를 거쳐 중부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가속 성능 테스트에 들어갔다. 제로백 4.9초를 자랑하듯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상체가 시트에 파묻히며 도로를 쭉 치고 나간다. 시속 100km를 훌쩍 넘겼지만 스티어링 휠 떨림이나 차체 쏠림 없이 안정적 주행을 자랑한다.

개인적으로 일부 외산 브랜드 스포츠카에서 가장 거슬리는 부분은 기어 변속이다. 속도가 차오르다가 변속시마다 한 번씩 주춤하면 여간 흥이 깨지는게 아니다. 부드러운 엔진음 만큼이나 변속 역시 매끄러운 스팅어는 속도감을 못 느낄 정도로 어느새 위험한 속도까지 치고 올라갔다.

산에 오르면 내려오는게 진리. 가속을 했으면 감속을 해야한다. 시야 저 멀리 작게 보이던 앞차가 급격하게 커보이는 순간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 브렘보 브레이크가 휠을 움켜쥐자 ABS가 수 차례 작동하면서 급격히 감속, 마치 언제 달렸냐는 듯 능청스럽게 앞차와 간격을 유지한다.

다만 풍절음과 노면음이 많이 새들어오는 점은 아쉬웠다. 시속 100km부터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기 시작했고, 시속 120km를 넘으면 노면음도 꽤 들어온다. 스포츠카에 연비의 잣대를 들이대긴 싫지만, 최근 추세는 덜 먹고 잘 달리는 팔방미인을 원한다. 스포츠 모드로 고속주행을 이어간 이날 시승에서 평균연비는 리터당 7.6km를 기록했다.

시승한 차는 3.3GT 모델로 시판가는 4880만원이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경쟁차종인 BMW 그란쿠페와 아우디 A5 스포트백 등에 비하면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착한 가격' 덕분에 초기 반응은 뜨겁다. 수요가 한정된 스포츠 세단임에도 지난달 11일부터 19 영업일 동안 일 평균 142대씩 총 2700대의 사전계약을 달성했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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