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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굽혀 소방관 고충 들은 文대통령…"명령인데 신혼여행 가라"

'소방관이 눈물 흘리지 않는 나라' 약속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2017-06-07 18:01 송고 | 2017-06-07 18:57 최종수정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추경 현장으로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소방서를 방문, 소방관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 2017.6.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추경 현장으로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소방서를 방문, 소방관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 2017.6.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귀를 기울이고 소방관 장비지원과 인력확충을 약속하자, 소방대원들은 웃음을 짓고 눈물을 흘렸다.
문 대통령은 7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소방관이 눈물 흘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구호 아래 소방대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장소에 들어서기 전 무릎을 굽힌채 앉아 불에 탄 방화복과 방화장갑 등 소방장구를 살폈다.

최송섭 용산소방서장은 이 장구들이 지난 3월 원효로 다가구주택 화재현장에서 시민을 구하고 다친 최길수, 김성수 소방대원의 것으로, 소방학교에 영구보존될 예정이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정말 귀감이다. 두고두고 보여줄 만하다"고 답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소방대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장비지원과 인력확충 등 공약사항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 대원이 육아고민을 털어놓자 "보육시설이 왜 해결이 안 되냐"며 관심을 보였다.

최 서장이 아이를 돌보는 인원이 적어 단독으로 하기 힘들다고 답하자 문 대통령은 "용산 일대에 있는 다른 공공분야와 함께 운영한다든지 방안이 있지 않겠냐"며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최길수 대원이 결혼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화재현장에 나가 온몸으로 불길을 막으며 크게 다쳐 부인과 부모 등 가족들이 울었던 사연을 문 대통령에게 소개할 때 최 서장은 눈물을 훔쳤다.

문 대통령은 최 대원과 김 대원을 언급하며 "너무 감동적이어서 병문안이라도 가보고 싶었는데 대선을 앞두고 있어 가지 못했다"며 "그 이후로 쭉 감동적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결혼식을 미뤘던 최 대원은 최근 결혼식을 올렸고, 모교인 계명대에서 언급한 성금 중 일부를 모교 발전기금으로 다시 내놨다.

문 대통령은 이런 사연을 언급하며 "(최 대원이) 신혼여행을 가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대통령으로서 명령인데, 적절한 시기에 신혼여행을 가셔야 한다. 서장님이 휴가를 내주셔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해주실 거죠?"라고 말하자 좌중의 웃음이 터졌다.

이에 최 서장은 눈물을 닦으며 "명령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라고 답하자 참가자들은 다시 한번 크게 웃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일자리 추경 현장 방문으로 서울 용산소방서를 찾아 지난 3월11일 용산구 원효로 주택가 화재진압시 구조대원들이 착용했던 방화복과 방화장갑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2017.6.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일자리 추경 현장 방문으로 서울 용산소방서를 찾아 지난 3월11일 용산구 원효로 주택가 화재진압시 구조대원들이 착용했던 방화복과 방화장갑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2017.6.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이날 행사에는 배우 유지태씨도 참여했다. 유지태씨는 1971년 대연각 화재를 모티브로 한 영화 '리베라 메'(2000년)에 출연했다. 소방관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소방관 고 챌린지' 운동에도 참여했다.

유지태씨는 "영화에 출연하며 소방관을 조금이나마 체험했지만 열악한 환경은 잘 몰랐다"며 "이제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법'이 얼마나 중요한 법인지 깨닫게 됐다. 꼭 법안이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관의 육체적 피해에 대한 보상은 되지만 정신적 피해는 보상이 되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트라우마가 있는 소방관들에게 보상이 이루지고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시작 전 티타임에서 소방관들에게 직접 커피를 따라주고 사진을 찍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표지에 실린 '타임지'를 가져온 소방관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소방안전체험교육장에 들어가서는 어린이집 원생들과 직접 소화기 시연을 했다. 입으로 "쉬" 소리를 내고 화면에 화재진압에 성공했다는 문구가 뜨자 다같이 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은 이날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 예산을 국회에 제출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4조2000억원이 투입해 공무원 1만2000명을 추가 채용한다는 구상이다. 소방관은 1500명 증원한다.


ku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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