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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맹공'에 착잡한 獨…균열 커지는 대서양 동맹

9월 총선 앞두고 유권자 고려해야 하는 메르켈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7-05-31 14:25 송고 | 2017-05-31 18:48 최종수정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 2번째)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5일 (현지시간) 브뤼셀의 나토 새 본부 준공식에 도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 2번째)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5일 (현지시간) 브뤼셀의 나토 새 본부 준공식에 도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에 발생한 균열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백악관 대변인이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독일의 무역 전략과 방위비 지출을 또 다시 질타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독일에 엄청난 무역적자를 지고 있다"며 "게다가 독일은 그들이 마땅히 내야할 것보다 훨씬 적은 돈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군에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독일의 이러한 행동이 "미국에 아주 나쁘다"면서 "이는 바뀔 것이다"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앞서 메르켈 총리는 대서양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했지만 "유럽은 다른 국가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우리 운명을 우리 손으로 결정해야만 한다"는 종전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유럽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과 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하면서 시작됐다.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G7 공동 성명에 기후변화협정 이행 관련 내용이 담기지 못하자 지난 29일 불만을 숨기지 않았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맞불을 놓은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갈등은 현재까지 실제적 결과를 야기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날 메르켈 총리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회동했고 31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담을 하게 되면서,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 방향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미국 밖에서 맺어지는 무역 관계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날 메르켈 총리는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논쟁이 확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에서 모디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대서양 관계는 무척이나 중요하다"면서도 "내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현재의 상황에 비춰볼 때 우리는 우리 손으로 유럽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와의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논쟁을 벌이기 전에 예정된 것이다. 하지만 양국 정상간 회담은 특히나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독일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보다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권위주의 국가와의 관계를 우선시한다고 느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서 "강의하러 온 것이 아니다"면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이슬람권에 주문했던 민주주의, 인권, 자유 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유럽 동맹국들엔 방위비 지출을 놓고 거세게 비난했다.

이로 인해 메르켈 총리는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친(親)유럽 아젠다를 주창할 수밖에 없다. 독일 유권자 중 다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고, 방위비 지출에 반대한다. 메르켈 총리는 4번째 임기에 도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 중 대부분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이전에도, 메르켈 총리는 방위비 지출을 인상하고 있었다. 앞으로 3년 동안 총 270억달러가 증가한다. 이것은 현 수준의 거의 2배다. 하지만 미국이 매년 쓰고 있는 6640억달러에 비하면 크게 작다.

현재 메르켈 총리는 방위비 인상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 아니라 자국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독일 유권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키엘 대학의 정치학자 마르셀 디르수스는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소 거리를 둬야 한다. 독일에서 유난히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일이 미국에서 분리되는 데에는 실제적 제약이 있다고 디르수스는 지적했다. 독일은 군사적으로 독립돼 있지 않으며. 또 미국은 중요한 무역 상대국이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사이에는 갈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사이가 매우 좋다"며 미국과 유럽 간 불화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고위 인사들 간 메시지 차이를 점차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어느 쪽에 주목해야 난감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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