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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계엄군 '강간허용' 논란…사망 급증 '85명'

"계엄군, 3명 강간까진 내가 책임"…인권단체 '비난'
교전 격렬…민간인 사망자도 19명으로 늘어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2017-05-28 14:11 송고 | 2017-05-29 11:06 최종수정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 AFP=뉴스1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 AFP=뉴스1

'계엄령 지역의 군인들은 여성을 강간해도 좋다'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발언에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계엄령 선포지역인 남부 민다나오 섬에 방문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 소탕에 투입된 정부군의 사기 진작을 위한 연설을 하는 도중 여성을 강간해도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나는 여러분을 위해 감옥에 갈 것이다. 당신이 3명을 강간한다면, 나는 내가 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4명을 강간하면, 당신은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3명까지는 강간해도 좋다고 말한 것과 다름없는 말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강간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대선 경선 연설 도중 "필리핀 감옥 폭동으로 살해된 아름다운 호주 선교사를 강간하고 싶었다"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필리핀 인권운동 단체는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지부 부대표인 펠리 키네는 "두테르테의 발언은 소름끼치는 유머다. 두테르테 정부가 민다나오 지역 군인들의 학대에 눈을 감는 것은 물론 오히려 권장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여성 정당인 가브리엘라도 분노를 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강간은 농담이 아니다. 특히 계엄령 하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은 군사적 학대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고 맹비난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딸 첼시도 트위터에 두테르테의 발언에 대해 "전혀 재미있지 않다"고 썼다. 이어 "두테르테의 살인적인 혀는 인권을 고려치 않은 것"이라며 "강간은 절대로 농담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주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계속된 비판에 두테르테 측은 진화에 나섰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대변인 에르네스토 아베라는 "대통령은 군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과도한 허세(heightened bravado)를 부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28일(현지시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말라위 지역에 정부군 헬리콥터가 떠 있다.  © AFP=뉴스1
28일(현지시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말라위 지역에 정부군 헬리콥터가 떠 있다.  © AFP=뉴스1

◇ 계엄령 선포 6일째…사망자 85명으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일대에 계엄령이 선포된 지 6일째로 접어들면서 사망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8일 정부군은 말라위 지역에서 민간인 19명이 사망해 전체 사망자는 최소 8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군인은 13명, 경찰은 2명이며 무장반군은 51명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정부군과 반군간 평화협상은 반군이 공격 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7일 무산됐다. 정부 측은 "안정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는 한 대화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반군 측은 기자들에게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군은 "우리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의향이 있다.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 평화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 내일이라도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격렬한 교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군은 이슬람 단식 성월 라마단이 시작되는 27일 폭격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군은 반군이 민간 주택 등 곳곳에 숨어 있어 완전한 소탕엔 일주일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레스티투토 파딜라 필리핀군 대변인은 "반군들이 항복을 거부하고 있다"며 "도시를 깨끗하게 하고 상황을 더 빨리 진압하기 위해 외과수술적인 공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말라위 지역 주민들이 계엄령이 선포되자 피난하고 있다. © AFP=뉴스1
27일(현지시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말라위 지역 주민들이 계엄령이 선포되자 피난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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