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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고장' 9개역 스크린도어 교체 지연 왜?

두 차례 유찰로 공사업체조차 선정 못 해
"경쟁력없는 입찰…서두르다 문제될 수도"

(서울=뉴스1) 정혜아 기자 | 2017-05-28 07:00 송고
민주노총 만원행동 회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앞에서 열린 스크린도어 사고 1주기 추모 기자회견에서 국화꽃을 들고 있다. 이들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같은 비극이 다시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2017.5.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민주노총 만원행동 회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앞에서 열린 스크린도어 사고 1주기 추모 기자회견에서 국화꽃을 들고 있다. 이들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같은 비극이 다시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2017.5.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지난해 5월 28일 은성PSD 직원 김모군이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목숨을 잃은 후 서울시는 재발방지를 위한 여러가지 시스템 개선을 약속했다.
모든 역사의 스크린도어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크린도어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스크린도어 담당 직원들의 안전을 실시간 체크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말까지는 서울지하철 1~9호선 전 역의 스크린도어 장애물 검지센서를 안전을 보장하는 '레이저스캐너 방식'으로 바꾼다. 승강장 안으로 들어가 점검·정비하던 적외선 방식의 스크린도어 장애물 검지센서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방배·신림·성수·을지로3가·김포공항·우장산·왕십리·군자·광화문 등 고장이 특히 잦은 9개 취약 서울지하철역 스크린도어는 올해 상반기까지 전면교체할 방침이었다. 

28일 현재 진척상황을 보면 스크린도어 관제시스템은 지난달부터 운영 중이다. 레이저스캐너 방식으로의 스크린도어 장애물 검지센서 교체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서울지하철 1~4호선의 교체가 완료되고 내년에는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9개역 스크린도어 전면교체다. 사업을 진행할 업체조차 정하지 못한 상태다. 업체 선정이 2번이나 유찰됐다. 서울시는 지난 2월8일 조달청에 입찰을 의뢰했으나 4월5일 마감 때까지 응찰 업체가 없었다. 2차 입찰 때는 1개 업체만 참여해 또 유찰됐다. 

결국 지난 15일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조달청과 협의해 직접 입찰에 나섰다. 기초금액 164억원이며 6월5일 마감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 역시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구의역 사고 이후 기준이 엄격해져 업체들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후문이다.

업체 관계자는 "스크린도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규격 및 품질 기준이 까다로워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문제는 엄격한 기준으로 높아진 비용이 발주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입찰의 발주가격이 업체들이 뛰어들만큼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수도권 광역철도 모든 역에 스크린도어 설치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서울지하철은 기존의 스크린도어를 다 뜯어내고 새 것을 설치해야 하는데 철도공단의 사업은 새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기만 해 일이 훨씬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관련업체들이 9개역 사업에 시큰둥한 이유다.  

업계에서는 9개 역사 사업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크린도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전면교체를 결정했는데 성급하게 사업을 추진하다가 시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서울시가 서두르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구의역 사고를 생각하면 신중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입찰의 경우 2번째 입찰보다 10억원가량 상향 조정돼 많은 업체가 참여할 것"이라며 "공사는 안전하게 하되 되도록 빨리 하는 것이 좋다. 스크린도어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공사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wi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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