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트럼프 '라마단 성명'서 反테러만 강조…무슬림 '발끈'

9·11 테러 후 부시 대통령의 라마단 성명과도 차이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2017-05-27 10:35 송고 | 2017-05-28 09:06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성월(聖月) 라마단을 맞아 미국내 무슬림을 대상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메시지 전반이 '테러리즘 격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일부 무슬림들의 화를 불렀다.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전부터 30일간 진행되는 라마단을 기념해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라마단 정신의 핵심은 폭력을 거부하고 평화를 쫓으며 가난과 폭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등 우리 의무를 강하게 인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라마단은 전 세계가 영국과 이집트에서 발생한 잔악무도한 테러 공격의 무고한 희생자를 추모하는 가운데 시작됐다"면서 "이같은 행동은 테러리스트와 그들의 이데올로기와 싸우려는 의지를 강하게한다"고 덧붙였다.

라마단 성명에서 '테러 반대'를 부르짖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역대 미국 대통령의 성명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2001년 9·11 테러를 받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듬해 발표한 라마단 성명에서 미국내 수백만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고 그들이 가진 이슬람 가치관을 강조했었다.

또 지난 22일 발생한 영국 맨체스터 폭탄 테러가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의 소행인 것은 맞지만 라마단을 맞는 전 세계 평범한 무슬림들에게 '테러'를 강조한 건 '이슬람=테러'란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도 많다.
 이 때문에 미국인 이슬람 교도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무슬림인 사디 하미드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성명을 "모욕적이고 매우 끔찍하다"면서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나쁜 것들로만 정의(定義)되어선 안 된다. 우린 어쩌다 무슬림이 된 평범한 시민들"이라고 했다.  

이슬람 관련 매체 알트무슬리마(AltMuslimah)를 운영하는 아스마 우딘은 라마단은 '금식' 성월인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린 매우 약할 것이다. 새벽부터 해가 질때까지 단식을 한다. 물도 안마신다"면서 "우리가 정말로 라마단 기간 IS와 싸우길 바라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라마단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반테러만 부르짖었다는 이야기다.


yjw@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