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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칸] '불한당' 전혜진 "설경구와 '썸' 암시 장면 있었죠" (인터뷰)

(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7-05-27 07:10 송고
CJ엔터테인먼트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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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될만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너무 좋아요."

시나리오를 받을 때만 해도 긴가민가했던 영화였다. 하지만 완성본을 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모든 지점이 마음에 들었다. "너무 좋다"고, 되풀이하고 또 되풀이해 말할 만큼 각별하게 다가왔다.

배우 전혜진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해변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주연을 맡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변성현 감독)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단순히 출연 배우로서가 아닌,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이자 배우, 관객으로서 느끼는 애정이었다.

"처음 보고 영화가 너무 좋았어요. 촬영을 하면서도 느끼긴 했는데, 영화적인 부분이 있어서 더 좋았지만 인물들의 감정을 더 극대화하는 지점이 많아 좋았어요. 조명도 그렇고요."

전혜진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극 중 마약 밀매를 주수입원으로 삼는 마약 밀매 조직의 이인자 재호(설경구 분)를 검거하기 위해 함정을 파는 경찰 천 팀장 역을 맡았다. 천 팀장은 재호를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강인하고 집요한 성격의 캐릭터. 그 집요함 때문에 부하들을 위험 천만한 작전 속으로 밀어넣는 다소 몰인정한 인물이기도 하다.

CJ엔터테인먼트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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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흔히들 말하는 한국형 누아르, 즉 '남자 영화'지만, 영화 속 전혜진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그는 주인공인 설경구와 임시완에 밀리지 않는 카리스마로 끝까지 영화에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전혜진은 이 배역을 하면서 통쾌함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기능적인 역할에만 머무는 한국 영화 속 여성상을 탈피해 남성들과 대등하게 겨루고, 때로는 그들을 위협하는 캐릭터의 남다른 면이 좋았다.

"(극 중 마약범들을 잡는 장면에서) 너무 신이 났어요. 남자들을 다 때려 죽이려는 느낌을 주는 장면이었는데, 그게 너무 신났어요. 사실 처음 연기할 때는 그 정도의 박력이 없었어요. 그런데 감독님과 대화하다가 저희 팀(경찰)이 수적으로 밀리니까, 그림상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저도 모르게 '안녕 얘들아' 하면서 출동한 경찰 앞에서 손을 들고 있는 남자 배우에게 하이파이브를 해버렸죠. 다들 그게 너무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애드리브였어요."

좋아하는 영화지만, 개인적으로는 삭제돼 아쉬운 장면이 하나 있다. 재호의 검거에 집착하는 천 팀장의 감정을 설명해주는 신이었다. 촬영을 했지만, 최종 편집본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마지막 어떤 장면이 있었어요.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중 하나기도 한 장면이죠. 현수가 천 팀장의 책상을 정리하다가 사진을 하나 보게 돼요, 재호와 천 팀장의 과거가 담긴 사진이요. 거기에 '썸'이 하나 있어요. 이성적인 '썸'이냐고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그 신을 통해서 이 여자가 재호를 그렇게 잡으려고 한 이유가 이거였구나. 앞에서 '왜 저렇게까지 하지?'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들을 설명해주는 신이었죠."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 전혜진은 "디렉터스 컷이 나오면 좋겠다"는 반응에 대해 "그랬으면 좋겠다"고 동의했다.

이토록 애정을 갖고 있는 영화지만, 개봉 후에는 아쉬운 점이 하나 생겼다. 연출자인 변성현 감독이 SNS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켜 칸 영화제에 동행하지 못한 것. 감독을 제외한 설경구, 임시완, 전혜진, 김희원 등 주연 배우들만이 칸 영화제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감독이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칸 영화제는 배우 모두에게 뜻깊은 시간이었다. 전혜진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언론 배급시사회 때도 봤고, VIP 시사회 때도 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처음 커튼이 열리는 순간부터 낭만이 있어요. 너무 깜짝 놀랐고 그 전에 미드나잇 스크리닝에는 사진 기자들이 별로 없다고 해서 '없구나', 그러면서 갔는데 너무 많았어요. 또 정문에서 박찬욱 감독님을 딱 보고, 우리가 아빠가 없지 않나요? 그것 자체가 뭉클했어요. 프랑스 현지 분들도 너무 환영해주셔서 그때부터 벅차오르기 시작했어요. 이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자연스럽게 되더라고요."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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