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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극제 예술감독 권한 늘려야…공식참가작 중 '손' 호평"

제38회 서울연극제 합평회 26일 개최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05-26 16:35 송고 | 2017-05-29 15:45 최종수정
제38회 서울연극제 합평회 © News1
제38회 서울연극제 합평회 © News1

"예술감독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해 공식참가작 10편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에 성공했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소속 평론가들과 연극인들은 2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문화재단 다목적실에서 열린 '제38회 서울연극제 합평회'에서 이같이 입을 모았다. 극단 라스의 '손'은 공식참가작 10편 중에서 유일하게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지난 4월26일 개막한 제38회 서울연극제는 대학로 일대에서 오는 28일까지 이어진다. 서울연극제는 연극발전을 위한 창작극 개발을 목표로 1977년 '대한민국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이후 1987년 '서울연극제'로 명칭을 변경한 뒤 38년간 꾸준히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평론가들과 연극인들은 이날 합평회에서 공식참가작에 대한 개별 평가와 연극제 운영에 발전적 논의를 거쳤다. 합평회는 1부 연극제 총평과 공식참가작 평가, 2부 종합토론으로 나눠 열렸다.

이화원 상명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1부에선 김숙현 동국대 교수, 이경미 한예종 교수, 이성곤 한예종 교수가 공식 참가작을 분담해 평가하고, 김소연 평론가가 총평을 더했다. (평론가들의 평가는 개인 의견일뿐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와 한국연극평론가협회의 공식입장이 아니다.)

김소연 평론가는 올해 서울연극제의 특징을 예술감독제 도입으로 꼽았다. 지난해 3월 최용훈 극단 작은신화 대표가 초대 서울연극제 예술감독으로 취임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연극제 개막을 앞둔 상태에서 취임해 실질적으로 올해 서울연극제부터 활동할 수 있었다.

김 평론가는 최 예술감독이 공식 참가작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평가했다. 최 감독은 공식 참가작을 창작 초연으로 한정했던 기존 조건을 풀어 창작 재연, 번역 초재연 작품을 포함시켰다. 또 마당에 서다, 공연소품 바자회, 시민연극제, 맨땅에 발바닥전 등을 폐지하고 젊은연출가전 '미래와 솟아라'를 서울연극제에서 독립시켰다.

올해 공식참가작은 지난해 8편에서 2편이 늘어난 10편이 연극제 기간 중에 경연했다. 참가작은 초연 4편과 재공연 6편으로 나뉘었다. 김 평론가는 "다양한 주제를 담으려 했으며 중진과 신인의 비율 등을 고려했다"며 "앞으로 서울연극제가 서울연극협회만의 행사가 아니라 연극인 전체를 포괄하려면 예술감독의 권한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김숙현 교수는 또 극단 백수광부의 '벚꽃동산', 극단 행길의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이하 옆방), 극단 라스의 '손' 등 3편을 논평했다. 김 교수는 '벚꽃동산'이 중견 연출가 이성열이 더듬는 불안에 머물러 무엇에 초점에 맞추고자 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옆방'은 진부한 무대구성에 연기스타일까지 어설픈 아마추어적 무대라고 평했다. 이에 반해 라스의 '손'은 이기쁨 연출의 안정된 번안과 깔끔하고 정교한 무대 운용에 더해 배우들도 색감 있는 연기를 펼쳤다고 극찬했다.

이경미 한예종 교수는 '초혼2017' '원무인텔' '말 잘 듣는 사람들' 등 3편을 다뤘다. 이 교수는 위안부 소녀의 죽음을 슬퍼한 '초혼2017'은 공연시간 90분 동안 애도의 소리를 내지만 소리의 본질이 빠져 불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성세대의 슬픈 자화상을 담은 '원무인텔'에 대해 작위적인 설정이 아쉽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삼계탕집에서 벌어진 '말 잘 듣는 사람들'은 김수정 연출가가 전작에서 보여준 미덕을 보여주지 못한 채 폭력을 위해 소비시켜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이성곤 한예종 교수는 올해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들이 인간의 폭력적 본성에 주목했다고 총평하며 4개 작품에 대해 개별 논평했다. 극단 신인류의 '사람을 찾습니다', 드림시어터 컴퍼니의 '페스카마-고기잡이배', 공상집단 뚱딴지의 '지상 최후의 농담', 극단 즉각반응의 '2017 애국가' 등이다.

이 교수는 '2017 애국가'에서 가상의 결혼식이 나오는 후반부 장면이 애국가와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고, 죽음을 앞둔 사형수를 다룬 '지상 최후의 농담'에선 긴장감을 잃은 과잉연출이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실종자를 찾는 '사람을 찾습니다'가 난삽한 소극장 무대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묘사에 머물렀으며, 선상 살인사건을 다룬 '페스카마-고기잡이 배'의 경우 도끼와 갈고리로 머리를 내려찍고 살인을 강요하는 선정적 장면 말고는 이렇다 할 질문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마지막으로 최용훈 서울연극제 예술감독은 "애정 어린 시선과 따뜻한 질책에 감사하다"며 "좋은 말씀을 잘 새겨들어서 더 좋은 서울연극제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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