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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달러 버리고 위안을 품다…불길하게 고요한 환율"

"미 대선 이후 환율관리 급변…규칙보다 재량"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5-27 07:54 송고 | 2017-05-28 07:41 최종수정
중국 위안과 미국 달러 지폐© AFP=뉴스1
중국 위안과 미국 달러 지폐© AFP=뉴스1

중국이 달러를 버리고 위안을 사들이면서 현지 외환 시장이 이례적으로 고요하다. 올가을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지도부의 원활한 교체를 위해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연초 정부가 신용 단속을 강화하면서 채권과 주식시장이 요동쳤지만 위안화 시장은 흔들림 없이 고요하다. 위안화 내재변동성은 2015년 여름 깜짝 평가 절하 이후 최저다.
위안화 시장이 당대회를 앞두고 인위적으로 평정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당대회가 끝나면 그 동안 억제됐던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안화가 더욱 막대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국제금융협회(IFF)는 최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관리하는 데 있어 준칙에 기반한 고정환율에서 벗어나 더 많은 '재량권'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가 올라도 위안이 떨어지지 않도록 지지하는 식이다. 로빈 브룩스 IF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대선 이후 중국의 위안화 관리 시스템이 완전히 변했다"며 "위안화가 달러 대비 재고정(repeg)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무디스가 거의 30년만에 처음으로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다음날인 25일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가치를 시장의 예상보다 높여 고시했다. 현지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대형 국유 은행들이 달러를 대거 매도해 위안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일부 수출업체들 역시 달러가 아닌 위안을 사재기하면서 자본 유출을 억제했다.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선스톤개발의 랑 구앙후이 회장은 "최소한 단기간으로는 위안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달러 수익을 위안화로 바꾸는 것을 더 이상 미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상승하는 달러를 계속해서 매도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또 위안화 강세는 수출 경쟁력을 약화해 중국의 성장 둔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물론 달러에 대해서만 위안화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주요 교역국 대비 위안화 가치는 계속 떨어 뜨리고 있는 경향은 있다. 최근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나타내는 위안화 인덱스는 지수 집계를 시작한 2015년 말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애슐리 페로트 UBS자산관리 범아시아 채권본부장은 "위안화의 위장(stealth) 절하"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달러가 오르고 중국이 사실상의 달러 페그(고정환율)를 유지한다면 다른 교역국 대비 위안화는 결국 더 강해질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길레모 펠리체스 BNP파리바 멀티자산솔루션 수석 투자전략가는 위안화가 강해지면 "기본적으로 중국에서 통화 환경이 더 타이트해지는데, 이는 중국이 현재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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