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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지금의 불황 해결 어려워”

오준호 작가 ‘청년기본 소득 릴레이 강연’
“기본소득제는 기본이 안 된 사회에 기본을 만들자는 것”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2017-05-26 07:00 송고
오준호 작가 2017. 5. 25 © News1 주영민 기자
오준호 작가 2017. 5. 25 © News1 주영민 기자

“과거 청년 실업 문제는 새로운 고용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경제 성장 속도가 기술 발전으로 실업자가 생겨나는 속도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오준호 작가(42)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은 지금의 불황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 한국 네트워크 회원인 그는 최근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를 출간했다.

오 작가는 25일 인천 인하대에서 열린 ‘청년 기본 소득 릴레이 강연’에서 “현재의 높은 실업률과 양극화는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것으로 지금의 불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거와 같은 경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 더 이상 경제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매달려서는 안된다”며 “기본소득제 도입은 전 세계적으로 좌우를 막론한 장기 불황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기본소득제는 국가나 정치 공동체가 개인에게 어떤 심사를 거치거나 의무를 요구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일정한 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시범 도입을 하거나 논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대중에게 알려진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성남시의 청년배당, 서울시의 청년수당 도입 등으로 논의의 불씨를 살렸다.

오 작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경제가 ‘제로 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고용을 없애는 성장’이 일상화됐다고 주장했다. 기술 혁신이 경제 성장을 이끌면서 인간의 노동이 개입할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때문에 소수 엘리트가 고급 전문직 일자리를 차지하고 대다수가 저소득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는 형태로 고용구조가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를 당장 만들어도 얼마든지 사라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 예로 1990∼2010년 우리나라의 제조업 취업유발계수(10억원의 가치를 생산할 때 고용되는 인원을 나타내는 지수)가 절반으로 떨어졌으며,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이 OECD 회원국가 중 산업용 로봇에 의해 일자리를 가장 많이 대체될 나라 1위로 한국을 꼽았다고 오 작가는 주장했다.

오 작가는 청년 세대가 이러한 고용 구조의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는 세대라고 규정했다. 그는 “20년 전 대학졸업장은 취업을 쉽게 해주는 지름길이었지만 지금은 취업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변했다”며 “지금의 청년 세대는 기존 세대가 사회에 진입하기 위해 투자해야 할 비용보다 더 많은 걸 투자해야 하는 세대”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 기본소득제 도입이 논의되는 이유는 사실상 청년에 대한 복지 정책이 전무하고 정책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세대의 삶이 안정돼 사회 진입이 수월해지면 그에 따라 결혼·출산률 저조 문제, 노인 복지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본소득 도입은 기본이 안 된 사회에 기본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 작가는 기본소득제 도입에 있어 △배제 없이 개인에게 준다 △심사없이 준다 △받는 만큼 뭔가를 해야 할 의무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3원칙과 △현금으로 준다 △정기적으로 준다 △충분하게 준다는 3개의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ym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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