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文대통령 "과거는 잊으라" 수첩없이 열린 첫 '수보회의'

임종석 "이견 말할수있나"…文 "그게 의무"
文 "이제 제대로 돌아가는 느낌…지금부턴 팀플레이"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2017-05-25 14:48 송고
(청와대 제공) 2017.5.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청와대 제공) 2017.5.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취임 뒤 처음으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는 "과거는 잊으라"는 그의 호언처럼 파격적인 운영이 약속됐다.

받아쓰기와 사전 결론, '계급장' 없이 의제를 두고 자유롭게 논의하는 '3무(無)회의'라는 콘셉트를 실제 실현하려는 모습이었다.

회의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30분에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로 입장한 문 대통령은 먼저 온 수석·비서관들과 악수를 나눈 뒤 찻잔에 커피를 따라 함께 스탠드 테이블로 이동했다.

여름철 노타이를 주제로 '환담'부터 시작하며 회의 전 분위기를 풀어나갔다. 5분여 이야기 뒤엔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이 놓인 테이블로 이동해 종전처럼 재킷을 벗고 앉았다. 참석자들은 하절기를 앞두고 대부분 노타이 와이셔츠 차림을 했다.

문 대통령은 "첫번째 수석보좌관(수보)회의다. 저로서는 10년 만의 수석보좌관 회의라 여러모로 아주 감회가 깊다"며 "청와대가 대한민국 국정의 머리라면 수석보좌관회의는 중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선 '수보회의는 과거 어떻게 운영해왔다'는 것을 잊어주시라"며 "문재인정부에서 수보회의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그냥 전달하는 게 아니다"고 포문을 열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이에 "대통령님 지시사항에 이견을 말씀드릴 수 있느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대통령 지시에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해도 되느냐'가 아니라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전병헌 정무수석비서관의 '소수의견을 내도 되냐'는 질문에도 문 대통령은 "반대의견 있었다는 것도 함께 나가도 좋다"고 했다.

또한 "대통령이 말하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이야기해 다 걸러졌겠지, 생각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황당한 얘기'가 될 수 있다"며 "대통령 정보가 많을 거란 식의 선입견을 가지면 절대 안 된다"고 격의 없는 논의를 강조했다.

전 수석은 "황당한 얘기까지 허락한다고 하니 상당히 안심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 비서실장은 "사전에 토론을 조율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장하성 정책실장은 "경제문제라고 어렵게 생각 말고 평상의 느낌과 감각으로 말해달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받아쓰기 이제 필요없다"고 해 참모진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적자생존'(대통령 말씀을 잘 받아적는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다)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수첩' 사용이 많았던 박근혜정부와 새 정부를 차별화한 것으로도 읽혔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는 노트북회의를 해야 될 것"이라며 "업무 시스템을 'e-지원'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해 사용하면 모든 게 전자문서로 자동 저장되고 보관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향후 '대수보(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정례적으로 여는 방안이 제안됐다.

특히 문 대통령은 "실무진의 실무준비까지 감안해서, 월요일 회의를 일찍 준비하게 되면 실무진은 일요일 특별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며 "그것까지 감안해 시간을 적절히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선 한미정상회담 준비상황과 특수활동비 관련 보고, 국민인수위원회 운영계획과 최근 주요 경제상황이 보고됐고,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상황 및 지원방안과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현안이 논의됐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제 뭔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이제부터는 대통령 혼자가 아니라 팀플레이"라고 회의를 정리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smith@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