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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학공약 핵심 '공영형 사립대학'…연 1조 재정 확보가 관건

단계적 도입…임기 내 30개 대학 지정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17-05-20 06:00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자 였던 지난 3월22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대영초등학교에서 교육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문 대통령의교육공약을 총괄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자 였던 지난 3월22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대영초등학교에서 교육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문 대통령의교육공약을 총괄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대학 관련 공약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공영형 사립대학'이다. 교육계에서는 줄곧 대학 경쟁력 강화와 사학개혁을 위해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 정부와 희망 사립대학간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도입 절차는 까다롭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예산 확보 문제나 전환 과정에서 불거질 양측간 책임·권한 다툼 등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와 사학이 공동 운영
  

공영형 사립대학은 정부와 사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대학이다. 정부는 사학에 일정 비율 이상 운영비를 지원하고 공익이사를 임명·파견해 이사회도 함께 꾸린다.

문재인 정부는 공영형 사립대학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총괄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은 "한꺼번에 공영형으로 만들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만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건 가능할 것"이라며 "대통령 임기 5년 내 적어도 30개 안팎의 대학은 공영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30개 안팎의 대학의 수치를 제시한 건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E등급을 받은 대학 수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공영화를 약속한 대학에는 운영비의 절반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 전 교육감은 "공영형 사립대학의 정부 재정 지원 비율은 대학 경비의 연간 50%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고등교육 재정 전문가인 반상진 전북대 교수에 따르면 문 대통령 임기 내 공영형 사립대학 지원에 필요한 예산은 연 1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대학구조개혁평가 D~E등급에 해당하는 30개 대학의 한해 운영비 규모는 2조2000억원이다.
◇대학 경쟁력 강화, 사립대 공공성 확보 목적

문 대통령의 공영형 사립대학 공약은 대학구조개혁과 맞닿아 있다. 학령인구가 점점 줄어 대학구조개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학구조개혁평가와 대학재정지원사업을 통한 정원감축과 학과 구조조정 등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학구조개혁을 진행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학 경쟁력 강화가 키워드다. 이를 위한 대표 모델이 국공립대에서는 거점국립대의 명문대화, 사립대에서는 공영형 사립대학이다.

사립대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문 대통령 대선캠프 관계자는 "사립대는 우리나라 전체 대학의 7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지만 정부의 권한과 책임에서는 벗어나 있어 그동안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공영형 사립대학이 도입되면 정부의 학교경영 참여와 지속적인 감사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고 학생·학부모들의 신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현 가능성 충분…재정 확보·사학 반발 파고 넘어여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반상진 교수는 "정부와 희망 대학이 협약을 맺거나 시범사업 등을 통해 공영형 사립대학을 추진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이미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은 크지만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은 충분히 관심을 가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윤지관 덕성여대 교수도 "공영형 사립대학을 설립하는 데 법적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딱히 걸림돌이랄 건 없다"며 "위기에 처한 대학들의 수요가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이른 시일 내에 공영형 사립대학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재정 확보다. 반 교수는 "특정 고등교육 분야에 책정된 금액을 꾸준히 집행할 수 있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이 현재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필요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공영형 사립대학 전환 과정에서 사학의 반발도 예상된다. 윤 교수는 "기득권을 내려 놓아야 하는 사립대는 책임과 권한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립대 교수는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학을 왜 세금을 투입해 살려야 하는지 반론을 제기하는 국민도 분명히 있다"며 "공약 도입 취지와 정책 방향을 잘 설명하지 않고 무작정 추진할 경우 이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kj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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