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화학 톡톡]메탈이 대세? 그래도 가전제품은 플라스틱 'ABS'

ABS, 물성 우수해 가전제품은 물론 자동차 내외장재 등에서 사용
LG화학, ABS 점유율 세계 1위…매출 비중 25%의 '주력제품'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17-05-14 09:00 송고
편집자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의 70%는 석유화학제품으로 이뤄져 있다. 음료용기, 의류부터 휴대폰, 자동차 내외장재까지 우리가 먹고, 입고, 즐기는 대부분이 화학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사물 속 기초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정체를 알아차리긴 힘들다. 일상에서 흔히 보는 플라스틱부터 첨단 제품의 기초가 되는 신소재까지 어려운 화학을 '화학톡톡'으로 풀어본다.

LG화학의 ABS소재© News1
LG화학의 ABS소재© News1

흔히 가전제품의 외관은 단단한 금속으로 돼 있을 것이라 판단하기 쉽지만 실제론 플라스틱(합성수지)도 높은 비율로 쓰인다. 합성수지는 금속에 비해 가볍고, 색상 표현이 자유로우며, 가공성이 뛰어나다. 모양이 제각각인 가전제품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TV, 세탁기, 냉장고 등의 외장재는 물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케이스까지 상당수에 합성수지가 적용된다. 몇몇 제품에선 합성수지가 아닌 부분을 찾는게 더 어려울 정도다.


◇ABS, 강하고·광택 우수해 프리미엄 가전제품에 활용도 커져


먼저 합성수지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 합성수지의 원천은 석유다. 국내 정유사들은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와 정제작업을 통해 휘발유, 경유, 등유 등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약 20%정도의 높은 비중으로 생산되는 것이 나프타(납사)다. 


이 납사는 일반인들에게는 쓸모가 없지만 석유화학회사들이 가져와 화학산업의 재료로 쓴다. 화학사들은 납사를 NCC(납사크래킹센터)에 넣어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톨루엔 등과 같은 기초유분으로 분리한다. 이 기초유분들을 용도에 맞게 다시 합성하는 과정을 거치면 우리가 흔히 플라스틱이라고 불리는 합성수지, 섬유의 재료로 쓰이는 합성섬유, 고무의 원료가 되는 합성고무 등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합성수지의 종류에는 PP(폴리프로필렌), PE(폴리에틸렌), PS(폴리스타이렌), PVC(폴리염화비닐)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가전제품의 외장재로는 PS, ABS(Acrylonitrile-Butadiene-Styrene) 등이 주로 쓰인다.


이중 ABS라 불리는 화학소재의 활용도가 높다. ABS는 아크릴로니트릴(Acrylonitrile), 부타디엔(Butadiene), 스타이렌(Styrene)의 세 원료를 섞어 만든다. 아크릴로니트릴은 내화학성, 부타디엔은 내충격성, 스타이렌은 가공성이 뛰어난데 ABS는 이 성분들의 장점을 고루 취하고 있다.


특히 ABS는 가전제품의 금속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많이 쓰인다.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충격과 열에 강하고 우수한 광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형성이 우수해 여러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며 착색 등 2차 가공성도 뛰어나 원하는 대로 색상 구현이 가능하다. 


최근 프리미엄 가전에서 메탈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메탈이 적용된 제품들도 많지만 메탈의 느낌만 낸 플라스틱 제품도 상당수다. 이 때문에 외관에 금속재질의 느낌을 줄 수 있는 ABS의 선호도는 꾸준하다.


특히 ABS는 원료 배합에 따라 그 특성을 약간씩 변형시킬 수 있어 활용처가 넓다. 각 품목별로 내열성, 투명성, 난연 및 도금 등 각각의 특성들을 더 강화시켜 같은 ABS라도 스크래치에 더 강하거나, 밀착력이 더 우수하거나, 열에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전제품 외에도 완구류, 자동차 내·외장재, 건축자재 등에서도 활약한다.

ABS가 적용된 가전제품 © News1
ABS가 적용된 가전제품 © News1
◇LG화학, 지속적 생산능력 확대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


LG화학은 21%의 점유율로 전 세계 ABS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185만톤으로 대만 치메이(185만톤)와 비슷한 규모이지만 고기능 제품판매·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인해 판매점유율은 더 높다. 


ABS는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기술력이 높은 소수 업체만 생산이 가능해 영업이익률도 10%내외로 다른 범용 플라스틱에 비해 높은 편이다.


LG화학은 커지는 ABS시장을 잡기위해 2008년 50만톤에 불과했던 ABS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대했다. LG화학은 현재 15만톤 규모의 중국 화남 ABS공장의 생산능력을 2018년까지 총 30만톤으로 높일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은 화남 ABS공장의 30만톤과 국내 여수공장 90만톤, 중국 닝보공장(LG용싱) 80만톤 등 국내외 총 2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세계 시장점유율도 현재 21%에서 26%까지 올라가 세계 1위 위상을 공고히 하게 된다.


특히 NCC를 보유하고 있는 LG화학은 ABS의 원료를 대부분 직접 만들고 있어 수익성 유지에 유리하다. ABS에 들어가는 세가지 원료 중 한 가지 원료라도 외부에서 구입해야 한다면 수급상황에 따라서 마진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LG화학은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 등 ABS 원료 대부분을 자급하고 있어 원료가격 상승 등 외부요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난해 기준 LG전자 기초소재부문 매출(14조4471억원)에서 ABS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약 3611억원)였다.



songss@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