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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과연 '적폐'를 청산할 수 있을까

아마도예술공간 기획전 '역사의 천사에 대하여'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7-05-10 18:33 송고 | 2017-05-10 18:36 최종수정
양유연, 짧은 축제, 장지에 아크릴채색, 105×105cm, 2017 (아마도예술공간 제공) © News1
양유연, 짧은 축제, 장지에 아크릴채색, 105×105cm, 2017 (아마도예술공간 제공) © News1


'잘라라 투표하는 그 손을' '새로운 독재자' '혁명의 언저리에서'…. 전시에 나온 미술작가의 작품 제목들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아마도예술공간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이르기까지, 지난 6개월간 광장을 밝힌 촛불의 '집단적인 힘'을 키워드로 한 전시를 최근 개막했다.
'역사의 천사에 대하여'라는 주제의 이번 전시에는 서평주, 신정균, 양유연, 우정수, 이정우 작가가 참여한다. '권력 오작동'을 바로잡기 위해 한 마음으로 응축된 광장의 촛불을 통해 현실정치 운동의 주체와 광장의 '운동성'을 주목한다.

아마도예술공간 측은 "이번 전시는 우리의 특별했던 시·공간과 현실의 운동을 이끈 주체에 대한 관찰이자, 운동성에 주목한 전시"라며 "우리가 함께 했던 운동을 이끈 주체들, 지난 6개월 동안 한국 사회를 감싸고 있던 에너지는 무엇을 위해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었는가에 대한 미술적 상상"이라고 소개했다. 
서평주, 잘라라 투표하는 그 손을, 네온, 50×40cm, 2017(좌)_ 숟가락 구부리기(spoon bending), 비디오, 4분 20초, 2017(우) (아마도예술공간 제공) © News1
서평주, 잘라라 투표하는 그 손을, 네온, 50×40cm, 2017(좌)_ 숟가락 구부리기(spoon bending), 비디오, 4분 20초, 2017(우) (아마도예술공간 제공) © News1


서평주 작가는1992년부터 2012년까지 대선 개표방송과 유리 겔라(Uri Geller)의 초능력 영상을 배치한 '숟가락 구부리기'라는 작품을 통해 광장에서 촛불 든 손들이 대통령 탄핵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지만, 적폐청산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의제들이 등장하면서 결국 투표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음을 주장한다. 

'잘라라 투표하는 그 손을' '새로운 독재자' 등과 같은 단호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통해 투표를 부정함으로써 광장정치의 가능성과 기대를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서평주, 새로운 독재자, led촛불, 샹들리에, 마네킹손, 가변크기, 2017(좌)_혁명의 언저리에서, 비디오, 5분 12초, 2017(우) (아마도예술공간 제공) © News1
서평주, 새로운 독재자, led촛불, 샹들리에, 마네킹손, 가변크기, 2017(좌)_혁명의 언저리에서, 비디오, 5분 12초, 2017(우) (아마도예술공간 제공) © News1

 
양유연 작가는 '짧은 축제'라는 작품에서 우리가 본 것, 한 것, 경험한 것을 적대자의 모습과 대비시킴으로써 '분노'를 표출한다. 웃음 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과 촛불을 든 사람들의 모습을 겹쳐놓은 평면 작업 '짧은 축제'는 박 전 대통령을 마치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적폐의 화신'으로 풍자하고 있다.

이정우, 괴담시리즈, 에피소드1. 망태할아버지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2채널 비디오(36분 51초) 및 설치, 가변크기, 2017 (1) (아마도예술공간) © News1
이정우, 괴담시리즈, 에피소드1. 망태할아버지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2채널 비디오(36분 51초) 및 설치, 가변크기, 2017 (1) (아마도예술공간) © News1


이정우 작가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거치며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된 '공포'를 담은 작업을 선보였다. '괴담시리즈, 에피소드 1. 망태할아버지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라는 제목의 설치 작업에서는 영화와 현실이라는 상반된 두 세계의 공포 문제를 다룬다.

좀비, 귀신, 시신 등이 병치된 영화 속 장면은 가상세계의 공포를 명확하게 마주하게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사회에 잠재된 현실의 공포는 명확한 그림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드로잉, 사진, 이미지 자료들은 지금 우리 현실에서 발생한 일들에 대한 단초들을 제공한다. 전시는 2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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