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학과통폐합' 홍역 동덕여대, 이번엔 '설문 형평성' 논란

학생들 "책임 떠넘기기 협박용"vs학교측 '의견수렴 과정"
학교 측 "6일까지 찬반설문 받고 결정할 것"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7-05-02 18:53 송고
학과 통폐합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동덕여대가 작성한 '2018학년도 학사구조개편 설문조사' 찬반 설문지. 2일 오후 1시40분 학교 측으로부터 설문지 양식을 전달받은 총학생회가
학과 통폐합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동덕여대가 작성한 '2018학년도 학사구조개편 설문조사' 찬반 설문지. 2일 오후 1시40분 학교 측으로부터 설문지 양식을 전달받은 총학생회가 "문답 내용이 학생들에게 학과통폐합 찬성을 유도하고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자, 학교 측은 "학생의견을 수렴해 수정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동덕여대 총학생회 제공)© News1

지난 1일 새벽, 동덕여대 학생들이 학교 측의 학과 통폐합 중단을 요구하며 학교 본관 점거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학교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든 '학과 통폐합 찬반 설문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는 등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는 "오늘 오후 4시로 예정됐던 평의원회를 미루는 데 성공했지만 학교 측에서 전체 학생들에게 학과 통폐합에 대한 설문조사를 돌리겠다고 통보했다"며 "설문지 문답이 노골적으로 학과 통폐합을 유도하는 데다 학생들을 협박까지 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동덕여대 학생 25명은 지난 1일 새벽 5시20분 '학과 통폐합 반대'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현재는 약 150여명의 학생들이 본관 1층을 점거하고 교직원 출입을 통제한 상황이다.

학생들은 이날 오후 4시 학과 통폐합 안건을 논의하기로 예정한 '평의원회'의 일정을 두고 학교 측과 줄다리기를 한 결과 평의원회를 미루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자'며 학교 측이 제시한 '학과 통폐합 설문지'의 질문내용이 문제가 됐다.
동덕여대는 '학과 통폐합 여부에 대해 설문을 하겠다'고 밝힌 뒤 이날 오후 1시40분 총학생회 측에 설문지 양식을 전달했다. 설문지는 교내 구성원들에게 이메일로 전송, 6일 정오까지 찬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평의원회는 6일 이후로 연기됐다.

찬성·반대 중 하나를 고르도록 작성된 '2018학년도 학사구조개편 설문조사'에서 찬성란엔 '대학은 수도권 대학 중 정원감축이 없는 '자율개선대학'에 진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설명한 반면, 반대란에는 '특화전략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경우에는 대학입학 정원 감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재정적 압박을 초래하여 학과 통폐합, 행정조직 축소, 학교 위상의 추락 등은 불가피한 상황임을 충분히 인지합니다'라는 별도 문구를 추가했다.

이희준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학교의 말을 듣지 않으면 2주기 구조개혁평가를 포기하겠다는 뉘앙스"라며 "이 말은 책임을 학생에게 돌리고 (학과 통폐합을) 반대하는 학생들로 인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반대학 평가지표를 보면 정량지표나 정성지표 등 나머지 평가항목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투자도 학교의 의무"라며 "하지만 학교는 이런 항목에 대해선 어떻게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은 채 마치 학과통폐합 설문의 결과를 학생들에게 떠맡기는 듯한 무책임한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미정 동덕여대 총학생회 집행위원장도 "정말 타당하지 않고 학생들을 협박하는 행위"라며 설문지 문답의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씨는 "대선 다음 날인 10일까지 학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2018 학과모집 요강'을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여전히 학교는 세부 커리큘럼의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학생회는 "6일까지 학생들의 의견을 모은 뒤 평의원회를 거쳐 대교협에 최종 학과모집 요강을 제출하는 일정을 고려해 10일까지 본관 점거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동덕여대 관계자는 설문 문답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 "협박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내용을 수정하는 과정이었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롭게 수정안을 만들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수정된 설문지는 이날 중으로 이메일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덕여대는 "6일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과 통폐합에 관한 찬반 의견을 수렴한 뒤 의견을 반영해 학과모집 요강을 마련할 수 있도록 평의원회 일정과 대교협 제출 일정도 미뤄뒀다"고 밝혔다.


dongchoi89@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