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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사도 옷은 안 산다"…민간소비 1.6% 회복은 '착시'

GDP, 주가지수 좋지만 소비자 경기회복 확신은 '아직'

(세종=뉴스1) 최경환 기자, 김현철 기자 | 2017-04-30 14:08 송고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17.4.1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17.4.1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수출과 경제성장률, 주가지수 등 대표적 경기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회복의 '마지막 고리'인 민간소비 증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몇몇 소비지표가 살아나 생산-투자-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복원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생산 부문의 지표가 좋아지고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해도 곧이어 민간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30일 기획재정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비 0%, 보합을 기록했으며 전년동월대비로는 1.6% 증가했다. 소비와 직결되는 지난달 유통업체 매출도 9조9000억원으로 전년비 6.9% 증가했다. 

소비심리도 개선돼 4월 소비자심리지표는 101.2로 지난해 10월 10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향후 가계 경기를 낙관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코스피 지수도 최근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계좌 개설과 매수세가 늘고 있다.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액은 지난 1월~3월 7조원 내외에서 4월 들어 7조3000억원대에 육박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도 약 2338만개로 올해 들어서만 약 19만개가 증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심리 회복이 곧바로 소비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3월 소매판매액이 늘어난 것은 승용차와 휴대폰 등 신제품 출시에 따른 내구재의 반짝 증가 때문으로 소비지표의 '착시'를 일으켰다. 의복, 신발 등 준내구제와 음식료, 화장품 등 비내구제는 오히려 각 2.3%, 0.8% 감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오지윤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된 소비지표들은 그리 좋은 숫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소비가 꺾이기 시작해 현재까지 (반등하지 못하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1분기 전체로 보면 소매 판맥액이 오히려 떨어졌다"고 말했다.

원인에 대해 "수출이 살아나고 주가가 오르는 것과 민간소비는 다르기 때문에 곧바로 소비지표에 반영되지는 않는다"며 "올해 소비 증가율도 약 2%로 그리 높게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반면 수출과 생산지표들은 최근 개선세가 뚜렷하다. 지난 2월 수출액(통관 기준)은 432억달러, 수입은 36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2%, 23.3% 증가했다.

수출은 1월 11.2%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9월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도 전 분기 대비 0.9% 성장해 3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GDP중 민간소비 증가율는 0.4%에 불과했고 이마저 비내구재와 서비스 소비는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거주자 국외소비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었다. 

민간소비를 근본적으로 살리기 위해서는 소득, 일자리가 늘어야 하고 장기적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 경제는 아직 국내외 리스크가 많아 '낙관'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이다. 기재부도 미국과 중국 등 대외 통상현안, 북한 리스크를 향후 우리경제의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지표는 여전히 좋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정책 통해 내수 민감부분과 연결될 수 있는 재정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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