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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처럼 살갑게 굴더니…치매노인 기초생활비 훔친 40대 2명

(가평=뉴스1) 이상휼 기자 | 2017-04-29 08:00 송고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70대 치매노인이 모아둔 기초생활수급비를 몰래 꺼내 유흥비로 탕진해버린 40대 알코올 의존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피해노인에게 한동안 '자식처럼 살갑게' 굴어 환심을 산 뒤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가평경찰서는 29일 사기 혐의로 이모씨(47·무직)와 백모씨(45·일용노동직)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가평군 청평면의 모 병원에서 '알코올 의존증'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치매를 앓는 입원 환자 A씨(70)를 알게 됐다.

노인이 혼자 외롭게 지내면서 이따금 통장을 만지는 것을 본 이들은 통장 속에 노인이 수 년간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둔 기초생활비 등 목돈 800만원에 흑심을 품었다.

이 돈을 반씩 나눠 갖기로 공모한 이들은 노인의 말상대로 나서고 이따금 잡일 수발을 들어주면서 '아들'처럼 굴었다.
노인의 환심을 산 이들은 통장 비밀번호를 물어 알아낸 뒤 근처 농협에 가서 8차례에 걸쳐 전액을 인출했다. 노인은 치매 상태에서 가끔 온전한 정신으로 돌아오기도 하는데 이들은 이 점을 악용했다.

알코올 의존증이 심한 두 사람은 노인의 기초생활비를 술값으로 탕진했다.

청평파출소 경찰관이 우연히 노인의 애로사항을 듣고 수사를 시작해 이들의 혐의가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은 '노인이 돈을 쓰라고 비밀번호를 알려줬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알코올 의존증 때문에 아프다'면서 피해노인을 만났던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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