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자연과 예술에 젖어'…느리게 즐기는 제주 가족여행

(제주=뉴스1) 박창욱 기자 | 2017-04-29 08:16 송고 | 2017-05-02 10:10 최종수정
제주현대미술관. 제주관광공사 제공 © News1
제주현대미술관. 제주관광공사 제공 © News1

모두가 바쁘다. 한국 사회의 특징이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다. 그 와중에 부모는 아이가 커가는 것을 모르고, 아이는 부모의 고단함을 알지 못한다. 가족은 그렇게 '껍데기'가 되어간다.

'가정의 달' 5월이 왔다. 월초 징검다리 휴일이 많다. 그래서 '황금연휴'라고도 한다. 마침 많은 초등학교가 재량 휴업을 한다. 가족 간의 멀어진 거리를 여행으로 좁힐 기회다. 자연에 예술까지 곁들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가족이 어울려 예술과 자연에 젖어 바쁜 삶을 여유 있게 되돌릴 만한 여행지로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일대에 조성된 '저지리 예술인마을'을 꼽을 수 있다. 약 9만9383㎡ 면적의 저지예술인마을에는 김창열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등을 비롯해 약 30여 곳의 개인 예술가가 운영하는 갤러리가 자리 잡고 있다.

1000여 명이 동시관람이 가능한 야외공연장과 어린이 야외조각공원도 있다. 제주의 맑은 공기와 색다른 풍광은 기본이다. 마음이 정화되는 자연 속에 자리한 미술관 사이를 거닐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든다. 멈춘 시간 사이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보면 잠시 잊고 있던 가족애가 다시 솟아난다.

저지리 예술인마을의 모습. © News1
저지리 예술인마을의 모습. © News1
저지리 예술인마을의 모습 © News1
저지리 예술인마을의 모습 © News1


저지리 예술인마을의 모습 © News1
저지리 예술인마을의 모습 © News1


저지리예술마을 내 김창열미술관의 모습. © News1
저지리예술마을 내 김창열미술관의 모습. © News1


김창열 미술관의 안쪽 모습. © News1
김창열 미술관의 안쪽 모습. © News1


김창열미술관 내 전시된 이이남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 박연폭포 그림을 미디어아트로 형상화했다. © News1
김창열미술관 내 전시된 이이남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 박연폭포 그림을 미디어아트로 형상화했다. © News1

저지리 예술인마을의 대표적 예술 공간은 2007년 9월 1일에 개관한 제주현대미술관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새로 개관한 김창열미술관이 좀 더 인상적이다. 이곳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88) 화백의 작품 220여점이 보관돼 있다.

김 화백은 이북 출신이지만, 한국전쟁 때 제주에서 피란생활을 했던 인연으로 그림을 기증했다. 김창열 화백이 평생 그린 물방울은 그의 인생과 맞닿아 있다. 전쟁과 해방을 겪으며 고향을 떠나 서양에서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자신을 찾는 여정과 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 작가로서 희로애락을 물방울로 표현했다.

김창열미술관에는 김 화백의 작품 전시뿐만 아니라 기획전시 '모든 것을 기억하는 물'이 6월11일까지 열린다. 박연폭포 그림을 미디어아트로 형상화한 이이남 작가를 비롯해 물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만 휴관하는데, 6월30일까지는 무료다.
가파도의 청보리밭 모습.  제주관광공사 제공 © News1
가파도의 청보리밭 모습.  제주관광공사 제공 © News1


가파도 청보리밭. 제주관광공사 제공 © News1
가파도 청보리밭. 제주관광공사 제공 © News1

제주는 섬 전체가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지만, 특히 가파도는 '느리게 여행하기'에 좋은 곳이다. 서귀포 모슬포항에서 20여분 배를 타면 간다. 제주와 국토 최남단 마라도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 바닷가에선 마라도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송악산과 산방산이 다 보인다.

가파도는 아담하다. 섬 주변 올레길 산책로를 다 도는 데 느릿느릿 걸어도 1~2시간이면 된다. 자전거를 빌려 탈 수도 있지만 걷는 게 더 좋다. 산은 커녕 변변한 언덕도 없다.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0여미터 밖에 안 된다. 가족이 이야기하며 걷기 좋다. 섬의 절반 이상이 청보리밭이다. 그 푸르름은 온갖 시름을 다 잊게 해준다.

가파도에도 여느 제주 마을처럼 돌담이 많다. 낮은 섬에 자연스레 쌓은 키 작은 담이 줄지어 서 있다. 가파도에선 거친 화강암이 아니라 바닷물에 닳은 돌을 쓴다. 거센 바람을 막으려고 쌓았지만, 성긴 담 사이로 바람이 설렁설렁 지나다닌다. 태풍이 아무리 불어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가족도 그렇다. 가족 사이에도 각자의 공간은 있어야 하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통해야 한다. 가파도의 돌담은 바람은 막지만, 사람은 막지 않는다. 가파도는 낮고 느린 목소리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화순 곶자왈. 제주관광공사 제공 © News1
화순 곶자왈. 제주관광공사 제공 © News1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 곶자왈'의 생태 탐방로도 고즈넉하게 걷는 가족 여행지로 좋은 곳이다. '마법사가 살 것 같은' 원시림 사이로 난 길로 온갖 식물이 바위와 어우러져 있다. 북방한계식물과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해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유채꽃이 흐드러진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해안 산책로나 남원읍 남원큰엉 주변을 거닐면 용암이 만든 해안절벽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29일부터 시작한 '봄 여행주간'이 오는 5월14일까지 이어진다. 제주 '원도심의 재발견' 등을 비롯해 전국에서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이 열리며 관광, 체험, 숙박, 음식 등 1만 5000여개 업체가 봄 여행주간 할인 행사에 참여한다. 여행주간 프로그램과 행사, 할인, 여행정보 등 상세한 내용은 여행주간 공식 누리집(spring.visit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악산의 모습.  © News1
송악산의 모습.  © News1


남원 큰엉 호두암의 모습. © News1
남원 큰엉 호두암의 모습. © News1



cup@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