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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도시바 인수전? "아직 이르다" 속내는(종합)

日서 귀국길 "일본밖에 안 가서 어떻다고 하긴 일러"
일본 외 미국계 FI 만날 듯…일본 내 여론 의식한 발언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17-04-26 17:52 송고 | 2017-04-26 18:15 최종수정
최태원 SK그룹회장이 26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지난 24일 그룹 최대 현안인 도시바 반도체 사업인수를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2017.4.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최태원 SK그룹회장이 26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지난 24일 그룹 최대 현안인 도시바 반도체 사업인수를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2017.4.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도시바 경영진을 만나고 돌아왔지만 인수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전이 그만큼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만큼 최 회장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은 26일 오후 4시40분경 서울 김포공항 내에 위치한 전용기 출입국장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기자들을 만나 '도시바 인수전에 진전이 있었냐'라는 질문에 "처음 현장에 다녀온 것이고 일본 밖에 안가서 전체적으로 어떻다고 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출국길에 "가서 현장을 보겠다. 다녀와서 얘기해 드리겠다"고 약속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반도체 업계는 도시바 인수전이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최 회장이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SK그룹은 도시바 인수전에 천문학적 금액이 드는 만큼 단독이 아닌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일본에서 재무적투자자(FI)를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인수금액이 치솟으면서 미국 FI 참여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일본밖에 안 가서'라고 단서를 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도시바 인수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려면 더 많은 FI와 손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    

이번 방문에서도 최 회장은 도시바 경영진 외에도 일본계 FI를 만나 우군 확보에 열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향후 미국계 FI 등을 만나기 위해 출장을 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말을 아낀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또 '인수에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는 "뭐라고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본입찰에서는 다를 것'이라며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최 회장이 이처럼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일본 내에서 기술 유출을 우려, 해외 매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도시바 인수전은 SK와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브로드컴-실버레이크 컨소시엄 등의 4파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폭스콘은 3조엔을 써내며 1조~2조엔을 써낸 경쟁자들을 가격면에서 제쳤다.

WD와 브로드컴은 미국계 기업이라는 장점이 있다. 현재 일본내에서는 반도체라는 핵심기술을 한국이나 중국계 기업으로 매각하는 것에 대해서 여론이 좋진 않다.

이날 최 회장과 같이 입국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역시 "미디어가 관심 가져 주시는 것도 좋지만 일본 도시바 매각하는 것을 자극 안 하는게 매우 중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박 사장은 "일본에서 도시바 인수전 관련 한국 기사를 다 번역해 보고 있다"며 인수전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한 통신반도체 전문가로 이번 도시바 인수전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최 회장은 다소 간편한 차림이었던 출국길과는 달리 말끔한 정장차림으로 나타났다.


song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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