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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상감자의 비밀?…김홍국 하림회장 장남 100억 몰아주기 논란

장남 지분 100% 보유 올품, 현재 하림그룹 지배구조상 정점
감자로 발생한 100억원, 아들에게 안겨줘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김성은 기자 | 2017-04-27 06:20 송고 | 2017-04-28 19:15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준영씨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올품'을 유상감자하면서 1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챙겼다.

하림그룹이 계열사 거래를 통해 김준영씨의 개인기업이나 다름없는 올품의 곳간을 차근차근 채워주면서 오너가(家)로 이익을 몰아줬다는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닭고기 가공업체 올품은 지난해 1월 지분 6만2500주에 대한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통상적으로 유상감자는 회사가 주주에게 현금으로 대가를 지불한 뒤 금액에 상응하는 주식을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는 주식을 없애는 '소각'(消却)을 실시할 때 재무제표상 자본에서 해당 금액만큼을 감소시킨다.

올품은 산하에 하림홀딩스와 제일홀딩스 등 하림그룹 2개 중간 지주사를 계열사로 거느리며 그룹 지배구조 꼭대기에 위치한 회사다. 지배구조만 놓고 봤을 때 25세인 김준영씨가 하림그룹의 최상위 지배자인 셈이다.

김준영씨가 2012년 아버지 김 회장으로부터 올품 주식 100%를 넘겨받아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유상감자를 실시하면서 얻게 되는 수익을 독차지하게 됐다.

앞서 올품의 전체 주식수는 20만4000주였으나 지난해 1월 유상감자를 실시해 6만2500주를 소각하면서 주식수가 14만1500주로 줄어들었다. 올품은 유상감자를 통해 주당 액면가인 1만원보다 16배 비싼 주당 16만원에 지분을 매입하게 됐다.

현금 100억원이 고스란히 김준영씨의 주머니로 돌아가게 됐다는 의미다.

특히 올품은 하림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자본을 차근차근 늘려왔던 터라 이번 유상감자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앞서 올품의 전신이었던 한국썸벧판매는 2012년 매출액 858억원, 내부거래액 727억원 등으로 내부거래비중이 84%에 달했다. 이후 2013년 한국썸벧판매가 제일홀딩스 자회사였던 올품을 흡수합병한 뒤 기업명을 올품으로 바꾼 뒤에도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 비중은 2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올품은 하림그룹 계열사인 육가공업체 제일사료, 하림 등으로부터 제품을 매입해 △팜스코 △하림 △선진 등 계열사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려왔다.

이를 통해 올품의 자본은 2013년말 기준 2748억원에서 유상감자가 있기 전인 2015년말 기준 3634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덩치를 키운 올품이 유상감자 등의 방식을 통해 오너가(家)로 이익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준영씨가 유상감자로 회삿돈 100억원을 확보하면서 세금을 얼마나 낼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2012년 김 회장으로부터 김준영씨가 주식을 넘겨받을 당시 주당 금액이 얼마인지가 베일에 싸여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김준영씨가 아버지로부터 올품 지분을 넘겨받을 당시 주당 16만원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받았다면 유상감자시 차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소득세를 내야한다는 의견이다. 만약 주당 10만원에 주식을 받아 올품으로 16만원에 주식을 넘겼다면 차액인 6만원에 대한 소득세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사는 "만약 올품 주식을 받을 때와 회사에 넘길 때의 주식의 주당 가치가 16만원으로 같다고 가정하면 유상감자시 김준영씨가 또다시 세금을 낼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아버지로부터 지분을 받을 당시 김준영씨가 이미 증여세를 냈기 때문에 만약 유상감자시에 또 세금을 낸다면 이중과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씨는 2012년 김 회장으로부터 올품 지분 100%를 넘겨받을 당시 100억원 이상의 증여세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뉴스1은 하림그룹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하림그룹 측은 "올품이 유상감자를 실시한 배경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며 "김 회장이 2012년 김준영씨에게 주당 얼마에 올품 지분을 넘겼는지에 대해서도 대답할 수 없다"고 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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