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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앓는' 페북 라이브…어린딸과의 동반자살 생중계

태국서 20세 남성, 11개월 난 딸과 함께 목숨끊어
이미 美서 범죄에 잇단 악용…난감한 저커버그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7-04-26 14:35 송고 | 2017-04-26 17:13 최종수정
태국에서 20대 남성이 페이스북 생중계를 하면서 11개월된 어린 딸을 살해했다. 사진은 아이를 안고 슬퍼하는 남성의 가족들. (출처 : 태국 데일리뉴스) © News1
태국에서 20대 남성이 페이스북 생중계를 하면서 11개월된 어린 딸을 살해했다. 사진은 아이를 안고 슬퍼하는 남성의 가족들. (출처 : 태국 데일리뉴스) © News1

어린 딸을 질식시킨 뒤 자살한 태국 남성이 '페이스북 라이브'로 살해 장면을 생중계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가 총 4만건에 육박했으나 24시간 뒤에야 삭제됐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우티산 웡탈라이(20)는 24일(현지시간) 저녁 푸껫의 버려진 한 호텔 지붕에서 11개월 난 딸을 목매달아 살해한 뒤 자신도 같은 방식으로 목숨을 끊었다.

가족들은 페이스북에 게재된 이 영상을 당일 바로 발견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우티산과 그의 딸을 살리기엔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우티산이 "아내가 자신을 버리고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는 편집증을 앓고 있었다"고 말했다. 우티산의 자살 장면은 중계되지 않았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2개의 영상은 24시간 뒤인 25일 오후 5시에야 지워졌다. 그것도 태국 정부가 요청한 결과다. 그때까지 첫 번째 영상의 조회수는 1만1200건, 두 번째는 2만5800건을 기록했다.
영상은 다른 이들에 의해 유튜브로 옮겨졌다. 유튜브는 영상을 인지한 15분 만에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타위신 비사누요틴 태국 보건부 대변인은 "영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우울증과 모방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며 "페이스북은 영상을 즉시 지웠어야 했다. 이것은 기업의 의무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10여일 전에도 해당 서비스를 악용한 유사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 당시 미국에서는 노인을 총기 사살하는 장면을 중계한 한 살해범으로 인해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 페이스북은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면서 이러한 영상은 페이스북에 발을 붙일 곳이 없다고 천명했으나, 서비스 개선에 대한 피드백은 언급하지 않았다.

페이스북 라이브가 범죄에 악용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 미국 시카고에서는 한 남성을 포박해 잔인하게 고문하는 장면이 1만6000명이 넘는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어 3월에는 최소 40명이 집단 성폭행 장면을 페이스북으로 목격했으나 이를 신고하지 않았으며, 4월에는 클리블랜드에서 74세 노인을 총기 살해한 범인이 범행과 도주 과정을 생방송해 충격을 줬다. 일명 '페이스북 살인마' 사건이다.

이 사건이 집중 조명되자, 지난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범죄에 연루된 콘텐츠 게재를 방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며칠만에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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