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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서이숙과 부부 싸움신, 예배당 종 치듯 맞았죠" [인터뷰]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7-04-25 18:03 송고
쇼박스 제공 © News1

비정한 수사 과장과 근엄한 장군, 지리산 호랑이와 사투를 벌이는 명포수까지. 어느덧 우리는 최민식의 웃는 얼굴을 잊어버렸다. 대부분의 배역이 생사의 기로에서 목숨을 바쳐야만 하는 치열한 인물들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막상, 인터뷰를 위해 '인간 최민식'을 마주하고 앉으면 다시 깨닫게 된다. 그가 얼마나 유쾌하고 인간적인 '큰 형님'이었는지를.

최민식은 영화 '특별시민'에서 능구렁이 같은 정치 9단 변종구 역을 맡았다. 재선 서울 시장인 변종구는 차기 대선 주자라는 큰 그림 속에 다시 3선에 도전하는 야심만만한 인물이다. 다소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었던 사극이나 누아르 속 캐릭터들을 벗은 그는 '특별시민'에서 TV를 틀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쇼맨십' 가득한 정치인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영화 속, 출세에 모든 것을 거는 변종구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나쁘게는 사기꾼, 좋게 보면 배우처럼도 보인다. 최민식이 애초 잡은 변종구의 가장 큰 특징은 '달변가'다.

"일단 말을 잘하는 사람으로 잡았어요. 달변가이자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화술에 능한, 별 거 아니지만 듣는 사람은 그 사람한테 설득 당하게 되는. 테크니컬한 면에 대해서 어떤 정치인이 말을 잘한다는 것은 굉장한 무기를 장착한 느낌이 들었어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봤던 정치인에 대한 단상이 있어요. 수려하게 말을 잘하는 정치인, 한편으로는 표리부동 하고 말과는 다른 인격체죠. 그런 사람이어야만 양면성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겠다 싶었어요."

변종구의 캐릭터 덕분일까? '특별시민'은 현실을 비교적 '리얼'하게 담고 있지만, 이를 유쾌한 톤으로 표현하며 한 편의 풍자극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풍자극의 묘미는 표리부동한 정치인 변종구를 중심으로 그 주변 캐릭터들이 부딪힐 때 불꽃처럼 발화한다. 웃음이 나올 장면이 아닌데도 종종 폭소를 자아내는 지점이 있다. 예컨대 아내 역을 맡은 서이숙과의 부부 싸움 장면도 그중 하나다. 극 중 저지른 심각한 잘못으로 아내에게 보복을 당하는 변종구의 모습은 너무나 사실적인 액션 연기(?) 때문에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그 장면이 원래 아주 간단한 한 커트였어요.(중략) 그런데 배우들이 아까워서 여기서 좀 꾹 눌러서 폭발신을 주자고 했죠. (중략) 서이숙 씨하고는 딸 앞에서 잔인하게 이렇게 했으니, 이제야 억눌린 걸 해소해야겠다 싶었어요. '귓방망이'라도 한 대 날아와야 하지 않나 싶었죠. 한대로는 안 돼, 변종구라는 놈과 살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야 했죠. 그래서 (서이숙에게) 예배당 종 치듯이 패라고 했어요. 죽는 줄 알았어요.(웃음) 풀 스윙으로 제대로 맞았어요. 여태까지 살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라고, 쥐어뜯던가 마음대로 하라고 했더니 한 방에 갔어요. 두 번 갔다가는 얼굴 형태가 바뀔 뻔했네요."

최민식은 전혀 다른 흥행 스코어를 보였던 '명량', '대호'의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 "'명량'에서 대박이 났다가 '대호'에서 죽을 쒔는데 기분이 좋을 일이 뭐가 있겠느냐?"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럼에도 "주판알을 튕기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해서 하는 작업은 결코 좋은 작업이 아니"라고 배우로서의 소신을 드러냈다. 의연하게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이후에 오는 반응들에 대해 반성하겠다는 것. 인간적이면서도 수십년간 관객을 울리고 웃긴 '대배우'다웠다. 

"영화를 찍으면 흥행 여부와 관계 없이 느끼는 포만감이 있어요. 한 번 제대로 박 터지게 했다 싶은 느낌이 드는거죠. 한바탕 진짜 최선을 다해 싸운 사람들이 느끼는 피로감과 나른함이 있잖아요. 밥 숟가락 들 힘이 없어도 나른해지면서 '할 일을 다 했다' 싶은, 관객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난 후 '투표 하고 놀러가야겠다'라는 생각을 갖는다면 더할나위 없는 포만감이 완성될 것 같습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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