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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도시바 인수 '승부수'…"현장 보겠다"(종합)

'뇌물죄' 불기소 후 첫 출장 日 선택, 도시바 인수 강한 의지
도시바 경영진 면담 예정 "다녀와서 말해주겠다" 신중 모드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장은지 기자 | 2017-04-24 14:21 송고 | 2017-04-24 18:13 최종수정
최태원 SK그룹회장이 24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지난 18일 4개월 만에 출국금지가 풀린 뒤 첫 해외출장을 떠나는 최 회장은 그룹 최대 현안인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를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2017.4.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최태원 SK그룹회장이 24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지난 18일 4개월 만에 출국금지가 풀린 뒤 첫 해외출장을 떠나는 최 회장은 그룹 최대 현안인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를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2017.4.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최 회장은 24일 오후 1시50분경 서울 김포공항 내에 위치한 전용기 출입국장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기자들을 만나 '인수전에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 "가서 현장을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바 경영진과 무슨 애기를 나눌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다녀와서 얘기해 드리겠다"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파란색 셔츠에 회색 외투만을 걸친 간편한 차림으로 이날 출국장에 나타났다. 최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잠시 멈춰 답변을 하려는 듯 하다가 계속 질문이 이어지자 빠른 걸음으로 출국장으로 향했다. 최 회장은 10명 이내에 최소한의 수행원만 대동하고 출국했다. 

최 회장은 4개월간 이어지던 출국금지가 해제된 이후 첫 출장으로 일본을 선택했다.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를 그룹 최대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동시에 도시바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최 회장은 이날 그룹 최대 현안인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를 위해 SK그룹의 전용기인 '에어버스 319' 기종을 타고 이날 오후 2시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향했다. 이날부터 26일까지 2박3일간의 일정이다.

이번 출장길에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동행한다. 다만 박 사장은 전용기가 아닌 다른 항공편을 이용, 일본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도 도시바 경영진과의 면담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은 반도체 전문가이며 박 사장은 그동안 SK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최 회장은 도시바 경영진을 만나 강한 인수 의지와 SK의 반도체 사업 전략을 밝힐 예정이다. 일본 내 여론이 중국 등 해외기업에 반도체사업을 넘기는 것에 부정적인 만큼, 도시바와 '공존'할 수 있는 전략적 협력 계획을 밝히는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도시바 메모리 생산 거점인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에 투자와 고용을 줄이지 않는 것을 약속하는 카드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기업을 그냥 돈주고 산다는 개념에서 더 나은 개념을 생각해 접근하겠다"며 도시바와 상생 방안을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도시바 인수전은 셈법이 복잡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2일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의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웨스턴디지털(WD)이 합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일본 정부 컨소시엄은 다음 달 중순 2차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WD나 SK하이닉스가 일본정부 컨소시엄에 추가 참여할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상황은 SK하이닉스에 유리하지 않다. SK그룹 내부에서조차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최 회장은 자존심 회복을 노리며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도시바 인수에 성공하려면 우선 2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또 도시바와 2000년부터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미국 WD가 도시바 메모리의 독점교섭권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은 현재 일본을 방문 중인 마크 롱 WD CFO(최고재무책임자) 등과 만나 제휴를 제안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일본 관계와 재계도 도시바 반도체 인수 후보로서 미국 기업을 적임자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이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 회장은 일본계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내 FI을 끌어들이면 핵심기술의 해외유출을 우려하고 있는 일본 내 악화된 여론을 완화시킬 수 있다.

지난달 진행된 1차 입찰에는 총 10개사가 참여했고 폭스콘의 모기업인 대만 홍하이정밀공업이 3조엔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실버레이크-브로드컴 컨소시엄도 2조엔이 넘는 액수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SK하이닉스 등 다른 예비입찰 참가자들은 1조~2조엔을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song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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