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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일자리 공약' 현실성은…재원은 어떻게?

文측 "예산은 의지"…安측 "효과 있을 것"
양측 '근로시간 단축' 공약도 실효성 의문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7-04-21 17:47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적극적인 일자리 공약을 내놓으면서 재원(財源) 마련이나 정책의 현실성 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문재인 후보는 10대 공약의 첫 번째로 일자리 확대, 그리고 그 중에도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최우선에 내세우고 있다.

소방관, 경찰관, 부사관,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등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공무원 일자리 17만4000개를 우선 만들어 내고, 사회서비스 공공기관과 민간수탁 부문에 34만개, 공공부문 간접고용의 직접고용 전환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3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문 후보 측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이미 실현되고 있는 17조원 규모의 일자리 예산에 추가로 5년간 21조원, 연평균 4조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용산구 한국여성단체 협의회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미래, 성평등이 답이다' 대통령 후보 초청 성평등정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7.4.2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홍익표 문 후보 캠프 대변인은 재원에 대해선 "예산은 의지인 만큼 기본적인 입장은 지출구조를 개혁해서 방산비리 등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남는 돈을 일자리 예산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의 지출 구조만 바꿔서 8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선 공무원 일자리 17만4000개의 개당 월급을 9급공무원 1호봉 실수령 수준인 200만원으로 산정해도 연간 필요한 예산이 최소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추가 소요분을 다 쓰게 되는 셈이다.

직무형 정규직과 같이 급여 상승분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아닌 일반 정규직 채용을 늘리는 것이라면 매년 오르는 연봉 인상분과 공무원 연금도 무시하기 어렵다.

여기에 중소기업 취업 활성화를 위해 채용인원 3명 중 1명의 월급을 정부가 대신 주는 '2+1 고용제'를 3년 동안 시행하겠다는 문 후보의 공약에 들어가는 돈도 5조원이나 된다.

결국 증세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홍익표 대변인도 "현재로서는 증세를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정 불가피하다면 증세를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문 후보 측이 말하는 자연세수 증가분 활용도 문제가 있다. 문 후보 측은 지출구조에 따라서 매년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세수를 활용해 세목을 늘리지 않고 이 중 일부를 일자리 예산으로 편입시키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미 정부가 '2016~2020년 중기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밝힌 연 3.5%인 재정 증가율을 7%대까지 올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증세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경기회복과 산업활성화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적인 일자리 창출 대신 공공부문에 우선 손을 댐으로써 짧은 시간 내 국가 부담을 크게 늘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4.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안철수 후보의 일자리창출 공약은 공공부문보다는 민간을 향해 있다. 은퇴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으로 일자리 숨통이 트일 때까지 집권 5년 동안 한시적으로 청년의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세부 시행방안으로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2년 동안 월급 50만원씩 총 120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과 청년 구직자들에게 6개월 동안 월 30만원씩 180만원의 훈련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임금격차를 줄임으로써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청년실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재원 마련 측면에서는 문 후보의 공약보다 부담은 덜하다. 안 후보 측은 중소기업에 청년 50만명이 취업한다고 가정했을 때 5년간 급여 지원액을 5조4000억원, 취준생 훈련수당 5년 지급액을 3조6000억원으로 각각 추산해 총 9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계산했다.

문제는 한시적 지원책을 운영하는 동안 청년실업률이 떨어지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시장 안정화가 예상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지원 기간이 끝난 후의 일자리와 임금의 보전을 약속할 수 없어 2년짜리 비정규직을 대거 양산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단점으로 지적된다.

훈련수당을 받으며 취업을 준비하고 중소기업에 입사해 월급 지원까지 받았는데 2년만에 다시 실업자로 전락할 경우 다시 지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발생할 수 있다.

안 후보 측은 "임금을 지원함으로써 기존보다 더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2년이 지난 후에라도 계속해서 고용을 유지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취업 시장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정책이지만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저비용 고효율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의 생리를 무시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두 후보의 공통 공약인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또한 얼마만큼 실효성이 있을지 미지수다.

문 후보는 1주 근로시간의 법정상한인 52시간 준수, 안 후보는 근로자의 동의가 없을 경우 주당 근로시간 40시간 적용을 각각 내세워 모두 임기 내에 연간 근로시간을 1800시간대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 단축이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산업계 모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의 추산에 따르면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면 인건비 부담이 23.5%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되는 부분은 대기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채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만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지 않게 되면 그 기간 동안 정부의 취업 지원책에 들어갈 예산만 늘어나게 된다.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은 설비투자 등 사람을 늘리지 않고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럿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자본금을 추가할 여력이 없는 중소 제조기업의 경우에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람은 늘리지 못한 채 조업시간만 줄이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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