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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운명은?' 산업부 용역보고서 3개 시나리오 보니

부분 개정 땐 美 '물품취급 수수료' 부활 가능성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2017-04-21 11:29 송고 | 2017-04-21 14:06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미국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론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수입상품에 부과하는 '물품취급 수수료(MPF)'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정부 연구용역 보고서가 나왔다.

MPF는 미국이 자국에 수입되는 물품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말한다. 수수료 부과를 통해 자국 내 판매가격을 올려 수입을 통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1일 산업연구원의 '한미 FTA 변화가 한국의 대미(對美) 직접 수출입 관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한미 FTA 변화 가능성은 △파기 △부분개정 △존치 등 크게 3가지 시나리오로 압축된다.

파기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우리 정부가 재협상을 거부하는 극단적인 경우에 우리를 재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만약 한미 FTA가 종료되더라도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감소보다는 미국의 대한(對韓) 수출 감소폭이 더 커서 오히려 한국이 2억6000만달러(2960억원) 규모로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미 FTA 종료 후에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을 적용받는데 한국 4.0∼9.0%, 미국 1.5∼4.0%로 올라가기 때문에 그렇다.

부분 개정은 가장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로, 미국의 MPF 부활 가능성을 예측했다. MPF는 한미 FTA에 따라 한국의 수출품엔 면제하고 있지만 이를 재부과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으로서는 MPF를 부활한다면 수수료 부과를 통해 수입품의 가격을 높여 무역수지를 개선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이 약 2억달러(2276억원) 규모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MPF 면제 조항이 미국이 맺은 대부분의 FTA에 들어가 있어 한국만 부활하기에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정부 당국의 분석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한미 FTA를 그대로 존치하는 것이다. 다만 미국 측은 최대한 한국의 대미 수출을 견제해서 원산지 규정 등에 대한 대응이 미비한 중소기업의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전 산업분야에서 대미 무역수지가 악화되어 약 4억달러 피해가 예상된다"며 "특히 섬유·자동차·전기전자·기계화학·생활용품 등의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치 시나리오는 FTA 재협상의 부담은 줄일 수 있으나 기존 체제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확실한 전시효과를 원하는 트럼프가 선호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문 박사의 견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보고서는 한미 FTA 추후 움직임에 대해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를 분석, 대응하기 위해 산업부에서 3000만원을 들여 발주한 연구용역 결과로, 장관에게 보고가 됐다"고 말했다.


jep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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