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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코앞' 파리 총격테러 4명 사상…IS 배후자처(종합2보)

용의자 사살…이전에도 경찰살해 시도 전력
佛대선 마지막 토론중 발생한 테러…선거유세 취소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정진탄 기자 | 2017-04-21 10:25 송고 | 2017-04-21 11:14 최종수정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에서 총격테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경찰이 현장을 봉쇄하고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 AFP=뉴스1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에서 총격테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경찰이 현장을 봉쇄하고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 AFP=뉴스1

대통령 선거 1차투표를 불과 사흘 앞두고 프랑스 파리 시내 중심가 샹젤리제에서 20일(현지시간) 오후 총격 테러가 일어나면서 테러 공포가 프랑스를 다시 물들이고 있다.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께 관광객·시민들로 붐비는 샹젤리제 대로에서 차에 타고 있던 테러범이 돌연 내린 뒤 정차해 있던 경찰차를 겨냥해 자동소총을 난사했다.

이로 인해 30세 경찰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으며, 부상자들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용의자가 쏜 총이 한 여성관광객의 무릎을 스쳐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

달아나던 용의자는 경찰의 대응사격에 맞아 사살됐다.

경찰은 총격 직후 현장에 있던 시민들을 긴급 대피시킨 뒤 샹젤리제 대로를 전면 봉쇄하고 헬기를 동원한 수색작업에 착수했다. 인근 지하철역도 즉시 폐쇠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총격 사건이 테러 공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오는 23일로 예정된 대선 1차투표를 앞두고 '절대적인 경계령'을 선언했으며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또 다음날(21일) 오전 긴급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했다.

IS는 자신의 선전매체인 아마크통신을 통해 총격테러의 배후를 주장했다. IS는 성명에서 "파리 중심부 샹젤리제에서 발생한 공격은 IS 대원인 아부 유세프 알 벨지키"라고 밝혔다. '알 벨지키'라는 지칭을 볼 때 용의자는 벨기에 출신이거나 벨기에에서 살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용의자는 39세 프랑스 남성으로 2001년에도 경찰 2명에 총을 쏴 살해하려 한 혐의로 경찰의 대(對)테러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격의 배후에 IS가 있는지 아직 확인하지 않았으며, 범행동기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파리 동부 교외 센에마른주에서 용의자 자택을 수색중이다.

경찰은 일단 이번 총격테러가 용의자의 단독범행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경찰이 최근 벨기에에서 프랑스로 들어온 2번째 용의자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경찰이 이곳을 봉쇄하고 있다. © AFP=뉴스1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경찰이 이곳을 봉쇄하고 있다. © AFP=뉴스1

이번 총격테러는 특히 프랑스 대선 마지막 3차 TV토론이 진행되던 가운데 벌어져 충격이 더욱 컸다.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 유력 대선후보인 극우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와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 신생중도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등은 다음날로 예정돼 있던 선거유세 일정을 즉각 취소했다.

피용 후보는 "우리는 경찰에 대한 연대를 보여줘야 한다. 이슬람 전체주의에 맞선 싸움이 최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마크롱은 "공포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야말로 용의자가 기다리던 바"라고 말했다.

예측불허의 롤러코스터 대선 정국에 이날 총격테러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테러나 안보보다 실업 등 경제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러나 대선을 코앞에 두고 벌어진 테러가 갑작스러운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남부 마르세유에서는 지난 18일 대선후보를 직접 겨냥한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프랑스 국적의 테러용의자 2명이 체포됐다. 용의자의 자택에는 총기·폭발물·수류탄 등과 함께 IS의 깃발이 발견됐으며, 이들은 IS에 충성맹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015년 이후 파리 연쇄테러·니스 트럭테러 등 잇단 급진 이슬람 공격으로 지난 2년여간 총 230여명이 사망했으며, 국가 비상사태가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에도 루브르 박물관에서 한 남성이 군인에게 흉기를 휘둘렀으며, 지난달에는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서 또 다른 남성이 군인을 기습공격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파리 총격 사건과 관련, "우선 프랑스인들에게 애도를 표명한다. 다시 일어났다. 테러 공격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테러 공격이 결코 끝나지 않는다"며 "우리는 강해야 한다. 방심해서는 안 된다. 내가 이것을 오랫동안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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