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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폰파라치하면 400만원" 이통사들의 '진흙탕 싸움'

'갤럭시S8' 출시 계기로 이통시장 과열경쟁 조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17-04-21 08:05 송고 | 2017-04-21 11:55 최종수정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KT올레 스퀘어에서 한 고객이 '갤럭시 S8'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17.4.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KT올레 스퀘어에서 한 고객이 '갤럭시 S8'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17.4.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경쟁사 불법행위 알려주면 400만원 드려요." KT가 일선 유통점들에 경쟁사들의 불법보조금 지급 행위를 알려주면 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해 빈축을 사고 있다.
2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갤럭시S8 출시를 앞두고 주요 대리점과 판매점 등 유통망을 대상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판매장려금 불법 지원에 대한 채증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정한 지원금을 초과 지급하는 사례에 대한 녹취나 가입신청서를 제출하면 KT가 격려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9일부터 오는 24일까지 갤럭시S8 개통시 불법행위를 고발하면 4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고, 그외의 경우는 200만원을 지급한다. 21일부터 갤럭시S8을 출시하는 이통사들은 지난 17일부터 갤럭시S8 예약자에 한해 사전개통을 해주고 있다.

KT의 이같은 행위를 두고 관련업계는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당국의 단속을 피하려고 경쟁사를 물고 늘어지는 전형적인 '물타기' 작전"이라며 분통하고 있다. 앞서 KT는 갤럭시S8 예약판매 기간동안 유통점에 50만원 이상의 판매장려금을 살포해 시장교란을 부추겼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최근 불법보조금으로 시장이 들썩거리자 방통위는 이통3사 임원들을 불러 과열경쟁을 자제해줄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KT는 시장혼탁을 주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경쟁사의 불법행위를 채증하고 나섰다는 게 경쟁사들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경쟁사들이 KT를 견제하기 위해 먼저 채증에 나서면서 진흙탕 싸움을 부추겼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S8 예약판매 기간 동안 이례적으로 유통망에 판매장려금이 30만원 이상 과도하게 지급되며 과열경쟁이 시작됐고 이통3사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서로 상대방의 불법 영업 채증에 나섰다"면서 "다만 이 과정에서 KT가 가장 높은 40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갤럭시S8 사전개통이 이뤄진 지난 18일 이통3사의 번호이동 총합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최고인 4만6380건에 달했다. 사업자별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360명, 283명 순감한 반면 KT는 643명 순증을 기록했다.

사전개통 이틀째인 지난 19일에는 번호이동 2만2907건 가운데 SK텔레콤과 KT가 각각 173명, 35명 순증했으나 LG유플러스는 208명 순감했다. 사전개통 이틀을 합치면 KT만 유일하게 678명 순증한 셈이다.

서울시내 한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KT가 갤럭시S8 예약판매 기간동안 50만원 이상의 판매장려금을 지급하며 번호이동 개통에 집중했다"면서 "타사보다 장려금이 20만~30만원가량 높아서 자연스럽게 KT로 개통물량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통3사간 마케팅 경쟁이 과열되는 이유는 갤럭시S8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지난 2일에는 LG유플러스가 경쟁사 고객을 대상으로 갤럭시S8 체험단 8888명을 모집하는 프로모션을 제안했다가 방통위로부터 행정지도를 받기도 했다. KT가 갤럭시S8에 가이드라인을 넘는 판매 장려금을 지급하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다른 단말기에 장려금을 대거 지급해 맞불을 놓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에 방통위원장 주재로 이통3사 CEO가 한자리에 모여 소모적인 가입자 유치경쟁을 멈추자고 다짐했지만 갤럭시S8이 나오면서 모두 없던 일이 됐다"면서 "이통사간 진흙탕 싸움에 일부 이용자들만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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