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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한국은 中 일부" 논란…트럼프의 이간질?

트럼프 무지와 시진핑 왜곡된 역사관 드러나
정부 "사실여부 떠나 가치 없어"…적극 대응 필요성 지적도

(서울=뉴스1) 황라현 기자 | 2017-04-20 11:29 송고 | 2017-04-20 16:23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별장에서 회담을 하기 전에 나란히 앉아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별장에서 회담을 하기 전에 나란히 앉아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7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시 주석이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Korea actually used to be a part of China)'고 발언한 사실을 전했다.

해당 발언은 내용뿐 아니라 이 발언이 전해진 경위까지 세계 양 대국 정상간 나눴던 대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황당하고 충격적이다.

이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이뤄진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먼저 해당 발언을 한 시 주석의 폭력적인 역사 인식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 주석의 발언은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던 중국의 동북공정 사업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와 민족의 정체성을 크게 훼손한다.

최근 한중관계는 한미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과 이에 따른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악화됐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이 일각 이해되면서도 날로 심해지는 중국의 비외교적인 사드 보복은 '이것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국가를 대하는 태도인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이와중에 공개된 시 주석의 '한국은 중국의 일부' 발언은 오늘날 한국을 대하는 중국의 국가간 예의에 벗어난 행태가 중국 리더의 잘못된 역사 인식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낳는다.

비공개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시 주석의 발언을 언론 매체에 전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솔함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상간 대화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것도 문제지만, 수천년에 걸친 한중간 역사가 양국 관계에 주는 민감성을 인지했다면 언론 인터뷰에서 이러한 발언을 하진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발언을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했다. 한 외교 전문가는 "시진핑의 인식도 문제지만 트럼프가 그것을 전한 게 훨씬 나쁘다"며 "한중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자 우리 외교부는 즉각 반박 입장을 냈다.

외교부는 당국자의 발언으로 "보도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지난 수천 년간 한중관계의 역사에 있어 한국이 중국의 일부가 아니었다는 점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라며 "이러한 이야기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정부의 입장이 엄중하게 받아들여지려면, 보도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날 게 아니라 어떠한 과정에서 이같은 발언이 나왔는지 먼저 파악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혹시 해당 발언이 시 주석의 말을 통역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실제 시 주석의 역사관이 투영된 것이라면 중국에겐 해명을 요청해야 하고 미국엔 역사적 사실을 설명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정부 소식통은 "답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정부가) 미국과 중국 측에 해당 발언이 나온 경위를 파악하는 작업을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greena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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