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이지의 '아리아' 비정형 악보. (코리아나미술관 제공) © News1 |
피아노 앞에서 4분33초 동안 아무런 연주도 하지 않는 음악, '4분33초'(1952)로 유명한 미국의 작곡가이자 전위예술가 존 케이지(1912-1992)가 1958년 작곡한 또 하나의 실험적인 곡 '아리아'(Aria)의 비정형 악보가 미술관에 전시됐다. 서울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관장 유상옥·유승희)이 20일부터 개최하는 기획전 '더 보이스'(The Voice)에서다. 코리아나미술관은 올해 첫 전시로 신체의 소리인 '목소리'에 주목하는 기획전시를 '더 보이스'라는 주제로 개최한다. 지난 10여 년간 신체를 주제로 한 전시를 지속적으로 열어 온 코리아나미술관이 1년여 만에 여는 전시다.
코리아나미술관은 지난해 유럽 무용계를 뒤흔든 안무가 안은미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를 2015년 10~12월 '댄싱마마'전을 통해 먼저 소개했고, 2014년 9~11월에는 '제16회 에르메스미술상'을 받기 전 정금형 작가의 퍼포먼스 영상 '7가지 방법'(2009/2012)을 '코드액트'전을 통해 선보이는 등, 주목할 만한 국내·외 현대미술가들을 발빠르게 소개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존 케이지의 비정형 악보를 비롯해,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미국 미디어아트의 선구자 브루스 나우만의 초기 실험영상인 '립싱크'(1969) 등 영상 작품들을 전시한다.
브루스 나우만의 '립싱크'. (코리아나미술관 제공) © News1 |
또 주디스 배리(미국), 재닌 올레슨(미국), 제레미 델러(영국), 미카일 카리키스(그리스/영국), 라그나 키아르탄슨(아이슬란드), 슬라브스와 타타스(베를린 기반) 등 외국작가 작품들과 함께, 차학경(한국/미국, 1951-1982), 김가람, 김온, 이세옥 등 한국작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주디스 배리' 보이스 오프'(1999). (코리아나미술관 제공) © News1 |
라그나 키아르탄슨 '송'(Song, 2011). (코리아나미술관 제공) © News1 |
전시에는 음원을 들을 수 있는 사운드 프로젝트도 있다. 지난해 서울 압구정동 코너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아젠다 헤어살롱'전에서 작가가 직접 고객들의 머리를 잘라주는 프로젝트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던 김가람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 한국사회를 달군 첨예한 이슈들에 따라붙은 '인터넷 댓글'들을 노래 가사로 끌어들인 음원들을 소개한다.
코리아나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는 시각예술의 하위 개념이나 부차적 요소가 아닌, '목소리' 그 자체를 동시대 미술의 중요한 예술적 매체이자 장치로 간주한다"며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목소리와 관련된 영상 작품들을 전시함으로써 시각예술영역으로 침투한 목소리들을 다각도로 조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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