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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정리뷰] 20년 세월은 욕정마저 시들게 한다…연극 '미친 키스'

데뷔 20주년 기념 '조광화전' 두 번째 작품 인간의 욕정과 허무 그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17-04-18 15:33 송고 | 2018-06-24 11:55 최종수정
연극 '미친 키스' 공연장면 © News1
연극 '미친 키스' 공연장면 © News1

'신희가 속옷 차림으로 축 늘어져 바닥에 누워 있다. 웃통을 벗은 장정이 신희를 들쳐엎더니 침대로 데려간다. 이들은 서로 엉켜서 애무하기 시작한다.(그렇다고 배우들이 옷을 완전히 벗지는 않는다)'
19세 이상 관람가인 연극 '미친 키스' 는 이렇게 시작했다가 다시 이렇게 끝을 맺는다. 지난 11일 개막한 이 작품은 오는 5월2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 1관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극 '미친 키스'는 조광화 데뷔 20주년 기념 두 번째 작품으로 재공연하고 있다. 이 작품은 조광화 작·연출로1998년 초연됐으며 2007~2008년 재연된 바 있다. 초연 당시 세기말적 분위기를 풍기는 연출로 주목을 끌었으나 20년이 지난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긴 쉽지 않았다.

노골적인 성적 접촉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 이 작품은 한마디로 '감정 과잉' 연극이다. 퇴폐적인 세태를 드러내는 장면 외에는 특별하게 의미를 부여할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첫장과 마지막 장의 반복된 장면이 전체 21장을 표현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등장인물들은 의리와 사랑을 중요시하는 홍콩 조폭영화처럼 감정이 폭주해 있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흥신소 직원인 장정(조동혁·이상이)이 결혼을 약속한 애인 신희(김기순·김두희)에게 버림받고 남편의 외도 추적을 의뢰한 유부녀 영애(정수영·김로사)와 관계를 맺는다. 이 과정을 통해 여동생 은정(이나경)이 창녀로 변해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의미없는 섹스와 나를 더 이상 원하지않는 전 애인을 향한 병적인 집착이 작품 속에서 나열되듯 이어진다. 장정은 떠난 신희를 찾아가 괴롭히고 때린다. 남편 인호(손병호·오상원)의 외도에 영애는 침대로 낯선 남자들을 불러들인다. 은영은 죄의식 없이 일본인 상대 창녀가 되어 돈을 번다.

장정은 창녀가 된 동생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로 몰고간다. 이런 끔찍한 상황들은 밝은 무대장치와 중간중간 등장하는 아코디온 연주로 인해 분위기가 부드럽게 순화된다. 그러나, 작품의 전반적인 내용은 가부정적 세계관에 함몰된 남자들을 위한 퇴폐적 성적 환타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게 전부일수도 모른다.

입장료 3만5000~5만원. 문의 1544-1555.

연극 '미친 키스' 공연 장면 © News1
연극 '미친 키스' 공연 장면 © News1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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