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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채권자 빚 절반 상환 보장", 대우조선 해결국면

이동걸-강면욱 13일 밤 전격 회동 이후 협상 급진전
실무라인 '회사채 상환보장' 협의, 국민연금 오늘 결론

(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김민성 기자 | 2017-04-14 10:35 송고 | 2017-04-14 14:33 최종수정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사옥. 2017.4.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사옥. 2017.4.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채무 재조정 무산 우려로 초단기 법정관리(P-플랜) 위기에 몰렸던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최대 사채권자인 국민연금 수장의 전격 회동으로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이 이견을 좁혔다.
산은은 34곳의 기관투자자(국민연금·우정사업본부·사학연금 등)와 약 2000명의 개인투자자가 들고 있는 회사채 절반(50%)의 상환을 3년 후(2020년)부터 확실히 보장하겠다는 최종안을 마련해 국민연금과 막판 조율 중이다.

◇국민연금 오늘 오후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 최종 결론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날 오후 투자위원회를 열어 대우조선 자율적 구조조정 참여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 지난달 23일 정부와 국책은행의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 계획(산업·수출입은행 추가 신규자금 2조9000억원, 채권자 출자전환 2조9000억원 자본확충) 발표 이후 22일간의 줄다리기와 장고 끝에 마지막 선택을 앞두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이 내년 상반기까지 갚아야 하는 회사채 1조3500억원(기업어음 포함시 1조5500억원) 중 3900억원(29%)을 보유한 최대 사채권자다. 국민연금이 채무 재조정에 응하지 않으면 오는 17~18일 사채권자 집회는 부결된다.
채무 재조정 무산 시 대우조선은 자율적 구조조정 대신 법정관리 일종인 P-플랜으로 돌입한다. 선박건조 계약 취소 리스크와 수주절벽의 짐을 짊어지고 훨씬 힘겨운 회생 과정을 밟아야 한다. 일괄적이고 강력한 방식으로 채무가 조정되므로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은 물론 사채권자 손실(추정 손실률 50→10%)도 훨씬 커진다.

국민연금은 그러나 국책은행 추가 손실분담 등을 요구하며 산은의 채무 재조정 동참 여부를 그간 거부해 왔다. 국민의 노후자금 손실을 줄이려면 대우조선 대주주의 책임이 더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산은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공평한 손실분담 원칙에 따라 추가 감자·출자전환 가액 인하 등 국민연금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자율적 구조조정 대신 P-플랜 전환이 유력시되는 상황이었다.

◇이동걸-강면욱 '전격 회동' 반전…채무재조정 성사 ↑

극단으로 치닫던 분위기가 반전된 건 전날 두 기관 수장의 회동이 전격적으로 성사되면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전날 저녁 6시부터 서울 모처 한 식당에서 3시간 넘게 머리를 맞댔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첫 회동이었다. 강 본부장은 그간 산은과 협상 과정에서 한 차례도 전면에 나서지 않았으나 정부의 조정 노력으로 면담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이동걸-강면욱, 대우조선 해법 논의 전격 회동(13일 19시27분) ☞[단독]기류 바뀐 국민연금…"만남 자체가 진전" 청신호(종합)(13일 23시31분)

회동 과정에서 감정싸움으로 치달았던 양쪽의 입장 차와 오해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회장이 3시간 넘게 진정성을 갖고 대우조선의 현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안다"며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고 전했다.

회동 직후 전날 밤에 이어 이날 오전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인 산은과 국민연금은 출자전환(50%) 외 상환유예 잔여 채권(50%, 3년 거치 후 3년 분할상환)의 상환 보장 방안으로 협의 주제를 좁힌 채 마라톤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산은은 회사채 상환의 확실한 '보장'을 위해 에스크로 형식의 별도 계좌를 만들어 자금을 쌓아두는 방식을 제안했다. 2020년 2분기부터 분기별로 나눠 갚게 돼 있는 회사채 상환 자금을 따로 관리해 우선 변제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산은 등 국책은행들이 상환을 '보증'하지는 못하더라도 그에 준하는 약속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세부적인 이견이 남아 있어 최종 조율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연금이 산은의 제안을 수용하면 다른 기관·개인 사채권자도 같은 조건의 상환 보장을 약속받게 된다.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오는 17~18일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 재조정 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산은은 당장 이달 말부터 유동성 부족으로 디폴트 위기에 몰린 대우조선에 신규자금을 즉각 투입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법적 구조조정의 강제력 없이 모든 이해관계자의 참여 속에 자율적으로 정상화 과정을 밟게 된다.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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