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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백악관에는 이집트 정상 온다…트럼프와 맞손?

反인권 지도자에 "판타스틱한 남자" 호평한 적도
스티브 배넌 등 백악관 '親이집트' 성향 뚜렷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2017-04-03 10:37 송고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 AFP=뉴스1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친밀감을 드러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또 한 명의 해외 권위주의적 통치자와 3일(현지시간) 손을 맞잡는다. 군부 출신으로 2014년 대선에서 97%의 득표율로 정권을 잡은 뒤 반대파 수천명을 무작위로 구금시킨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다.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의 임기 기간 단 한 번도 백악관 초청을 받지 못했던 엘 시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미국과 관계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양측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해 9월 트럼프는 대선 후보가 된 뒤 첫 해외 정상과의 만남인 엘 시시와 회동에서 그를 "판타스틱한 남자"라고 호평했다. 서방 국가들이 엘 시시 대통령의 반(反) 인권적 통치 스타일에 공개 비판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엘 시시의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한 강경한 반대 입장과 강력한 통치력을 높게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핵심 실세로 거론되는 스티브 배넌 수석 전략가도 엘 시시 대통령의 지지자이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모두 이집트와 관계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회담을 통해 무슬림 6개국에 미 입국 금지를 명령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던 트럼프 행정부가 아랍권 지도자와 관계 개선을 꾀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당시 입국 금지 대상국에 이집트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아랍권에서 가장 많은 인구(약 1억명)가 사는 중동 핵심국 이집트와의 협력은 틀어진 미-중동권 관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엘 시시 대통령의 이번 회담에서는 테러리즘 격퇴·중동발 난민 문제·이집트 경제 등에 대한 포괄적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물론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가디언은 이집트가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자신들의 성과를 자랑하고 있으나 실제 전장에서는 이집트에 대한 정반대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특히 북부 시나이반도에서 정부군이 IS의 공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외신 기자들의 진입이나 인터넷 활용이 가로막혀 이집트군의 승리 선언이 검증 없이 발표되는 실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회담에서 여러 중동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지만 미 시민권을 가진 이중 국적 인권 운동가 아야 히자지( Aya Hijazi)의 구금 문제는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 시시 행정부가 히자지의 구금을 지난 3년간 이어오면서 오바마 행정부와 이집트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했다.

WP는 트럼프-엘시시의 이번 정상회담은 인권 우려에도 불구하고 독재 권력과의 안보 협력을 우선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9월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회동했다.  © AFP=뉴스1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9월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회동했다.  © AFP=뉴스1



y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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