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목포신항 앞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2017.4.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오전 세월호 선체가 있는 목포신항만을 방문했지만 희생자 유가족들과 약속한 면담이 불발되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유가족들은 면담 불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4월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을 때와 달라진 게 없다"며 개탄했다.
유가족 측은 "오늘 황 대행이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급적 직접 만나서 저희 입장을 전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황 대행 경호 측으로부터 황 대행이 이곳으로 올 것이니 떠들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떠들지 않을 경우 유가족 대표와 만나 입장을 듣겠다는 약속을 받았었다"고 했다.
전날부터 경기 안산에서 목포로 내려와 있는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황 대행 방문 소식을 접한 이후 항만 정문 앞에서 대기했고, 유가족이 있던 정문 맞은편 부두쪽에는 황 대행이 타고 온 승용차와 관계자들이 있었다.
황 대행은 이날 항만에 도착해 현장수습본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으로부터 인양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미수습자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앞으로의 최우선 과제는 미수습자 수습"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유가족 측은 "황 대행이 (면담) 약속을 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경비담당자라는 분들에게 황 대행이 곧 나올 것이라는 약속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린) 가족 대표를 선정해 정숙하게 기다리고 있었고 구호를 외치지도 않았다"며 "그런데 저희에게 온 것은 황 대행이 아니라 경찰병력이었다"고 말했다.
투입된 경찰들이 정문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유가족 앞에 나열하며 황 대행 측 모습을 가린 일을 언급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1일 오전 목포신항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2017.4.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유가족 측은 "저희가 쇄도라도 할 것 처럼 부랴부랴 와서 막아섰고 검은색 차량이 쏜살같이 저희 보는 앞에서 사라졌다"며 "경호 담당자라는 분은 (황 대행이) 일정상 바빠서 이동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우리와의 약속은 애초에 없었던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유가족은 황 대행과의 면담은 불발됐지만 △선체 조사에 유가족 참여 허용 △선체 절단 없이 수색 먼저 추진할 것 △접근이 원천 차단된 세월호 거치 부두 모습 공개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대통령과 급이 같은 분인데 이런 식으로 도망가버리면 대한민국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겠느냐"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던 2014년 4월16일과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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