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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재앙] 땅 속도 '콜록콜록'…지하철역 미세먼지 실외의 약2배

"기준치 더 강화해야"…초미세먼지는 측정 의무도 없어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2017-04-08 10:00 송고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서둘러 출근을 하고 있다. 2016.9.2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서둘러 출근을 하고 있다. 2016.9.2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경기도에서 서울로 2~3호선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 하는 장미진 씨(33·회사원)는 요즘 열차를 기다릴 때마다 꺼림칙하다. 가뜩이나 실외도 미세먼지가 극성인데 지하철은 왠지 공기가 더 탁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장씨는 "특히 지하인데다 환기구는 시커멓고 공사하는 곳도 많지만, 공기질이 어떻다고 확인해주는 시설물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지하철을 타지 않을 수도 없어 언젠가부터 마스크를 필수품처럼 갖고 다닌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지역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지난해보다 25%나 더 짙었다. 지난해 한번도 없었던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벌써 3번이나 발령됐다.  

지상의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심각해지는 추세인데 지하의 상황 역시 좋지않다. 옥외보다 상대적으로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실내이고 땅 속이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은 편이다. 

◇1~4호선이 5~8호선 보다 미세먼지 농도 짙어
서울시가 최판술 서울시의원(중구)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서울메트로 1~4호선의 미세먼지(PM10) 전체 평균은 89.0㎍/㎥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실외)인 48㎍/㎥와 비교해보면 2배(1.8배)에 가깝다.  

호선별로는 1호선이 평균 95.6㎍/㎥으로 가장 높았고 2호선이 86.6㎍/㎥로 가장 낮았다. 역별로는 2호선 시청역이 109.3㎍/㎥로 최고였으며 3호선 종로3가역(108.1㎍/㎥), 1호선 종로3가역(105.3㎍/㎥), 2호선 신정네거리역(101.9㎍/㎥), 3호선 충무로역(101.3㎍/㎥)의 순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은 역은 2호선 을지로4가역(67.0㎍/㎥)으로 신설동역의 절반에 가까웠다. 

2016년 기준 서울도시철도공사 5~8호선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78.0㎍/㎥로 노후된 1~4호선보다는 양호했다. 호선별로는 6호선이 87.1㎍/㎥로 가장 높았다. 5호선(75.5㎍/㎥), 7호선(75.1㎍/㎥), 8호선(72.9㎍/㎥) 순이었다. 역 중에서는 6호선 공덕역, 버티고개역이 116.2㎍/㎥로 가장 높았으며 5호선 오목교역이 56.3㎍/㎥로 가장 낮았다.

일단 서울 지하철 역사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시 조례상 기준치인 140㎍/㎥ 이내에서 유지되고 있다. 서울시 기준은 법정기준인 150㎍/㎥보다도 엄격한 편이다.

◇지하철 미세먼지, 실외 기준으로는 '나쁨' 수준

그러나 기준을 더욱 강화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40㎍/㎥이면 실외 미세먼지 지수로 따지면 '나쁨'(81~150㎍/㎥)에 해당한다. 150㎍/㎥이 넘으면 '매우 나쁨'이며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이 가능한 수준이다. 하루 5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밀폐된 지하철 역사에서는 기준이 훨씬 더 강화돼야한다는 설명이다.

미세먼지보다 더 인체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 지하철(실내) 관리 기준은 아예 없고 지자체나 지하철 운영기관이 측정하거나 제거해야 할 법적인 의무도 없는 상태다. 미세먼지는 코나 기도에서 상당 양 걸러지지만 초미세먼지는 입자가 작아 폐조직의 모세혈관까지 침투할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석면, 흡연과 같은 수준의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서울시의회도 지하철 초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 개정건의안을 정부에 제출했으나 아직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열차 안 수치상으론 '안전'…"체감도와는 차이" 

지하철 열차 내 미세먼지도 일단 권고기준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 최판술 의원이 제출받은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하반기 기준으로 1~9호선 지하철 열차 내 미세먼지 농도는 55.7㎍/㎥(비혼잡시간대), 58,2㎍/㎥(혼잡시간대)로 기준치인 200㎍/㎥ 이내를 만족시키고 있다. 

이같은 수치 상의 안전함도 시민들의 체감도와는 거리가 있다는 의견도 이어진다. 열차 내 미세먼지도 기준 강화와 객관적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판술 서울시의원은 "서울시의 열차 내 미세먼지 측정 결과에 견줘 실제 시민들의 열차 내 대기질 체감도는 훨씬 심각하다"며 "일부 조사에서는 기준치를 넘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어 시 차원에서 법적 기준을 강화하고 조사의 신뢰성을 더 높여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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