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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조타수의 양심고백…"2층 화물칸 외벽은 천막이었다"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2017-03-29 11:44 송고 | 2017-03-29 14:26 최종수정
세월호 참사 당시 조타수였던 고 오모씨가 2014년 11월 광주교도소 수감 중 장헌권 목사에게 쓴 '양심고백 편지'. 오씨는 '세월호 C데크 부분이 천막으로 돼 있고 어느 정도 기울었을 때 상당한 물이 유입됐을 것'이라며 급침몰 원인으로 '천막 개조'를 주장했다.(장헌권 목사 제공)2017.3.29/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조타수였던 고 오모씨가 2014년 11월 광주교도소 수감 중 장헌권 목사에게 쓴 '양심고백 편지'. 오씨는 '세월호 C데크 부분이 천막으로 돼 있고 어느 정도 기울었을 때 상당한 물이 유입됐을 것'이라며 급침몰 원인으로 '천막 개조'를 주장했다.(장헌권 목사 제공)2017.3.29/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조타수였던 고 오모씨의 옥중 양심고백 편지가 2년 4개월만에 공개되면서 세월호 급침몰의 원인이 규명될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광주NCC(광주기독교연합) 대표이자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에서 활동하는 장헌권 서정교회 목사는 지난 2014년 11월 광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세월호 조타수 오씨로부터 받은 옥중 편지를 공개했다.

오씨는 수감 중 폐암 진단을 받고 가석방됐다가 지난해 투병 끝에 향년 6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장 목사는 2014년 10월13일 광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선원들에게 '양심고백으로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솔직하게 의혹을 밝힐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이준석 선장과 김영호 항해사, 박기호 기관장, 조준기 조타수, 박성용 기관원 등은 수취 거절해 반송됐고 조타수였던 오씨와  조기장이었던 전모씨만 한 달 뒤 회신했다.
오씨는 편지에서 "광화문, 국회의사당, 청운동에서 찬이슬 맞으면서 진상규명을 위해 울부짖는 유가족, 희생자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승객 구조에 미흡한 점 다시 한번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씨는 "제가 생각하고 있고 조사과정에서 밝혀지고 있는 사실과 다른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수에 우현램프 제거한 것이 문제"라며 "4층 증축문제, 조타수와 항해사의 당시 명령에 관한 문제(그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음), 선장의 안일한 대처" 등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준석 선장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오씨는 "제가 배 더 넘어간다고 고함을 쳐도 보고만 있었고, 유조선(둘라에이스) 퇴선하면 구조하겠다, 진도VTS 퇴선 조치 선장이 알아서 조치해라, 이것이 선장과 통신사와의 관계"라며 "선장의 말에 의하면 저체온증을 생각, 조류에 떠내려갈까봐, 물이 차가워서(라는데) 선장의 막강한 지휘권을 가지고서 퇴선을 시키지 않아 모든 책임은 선장에게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당시 조타수였던 고 오모씨가 2014년 11월 광주교도소 수감 중 장헌권 목사에게 쓴 '양심고백 편지'. 오씨는 '세월호 C데크 부분이 천막으로 돼 있고 어느 정도 기울었을 때 상당한 물이 유입됐을 것'이라며 급침몰 원인으로 '천막 개조'를 주장했다.(장헌권 목사 제공)2017.3.29/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조타수였던 고 오모씨가 2014년 11월 광주교도소 수감 중 장헌권 목사에게 쓴 '양심고백 편지'. 오씨는 '세월호 C데크 부분이 천막으로 돼 있고 어느 정도 기울었을 때 상당한 물이 유입됐을 것'이라며 급침몰 원인으로 '천막 개조'를 주장했다.(장헌권 목사 제공)2017.3.29/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오씨는 "배가 처음 기운 것도 기운 것이지만 물이 어디로 유입됐는지에 대해 상세히 조사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며 그림을 그려 설명했다.

그는 "C층만 뒷부분이 2층으로 되어있다"며 "이 부분이 천막으로 돼 있고 어느 정도 기울었을 때 상당한 물이 유입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선수 우현 램프 제거가 문제'라고 한 부분과 C데크 부분이 천막으로 돼 있다'는 부분이다.

'선수 우현 램프 제거'는 한 문장으로만 나와 있어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 이번에 인양 과정에서 열려 있어 떼어낸 램프는 선미 좌현이다.

'C데크 부분 천막' 주장은 세월호가 A구역, B구역, C구역, D구역, E구역 등으로 나뉘는 데 자동차 주차공간으로 쓰이는 C구역만 2층으로 돼 있고, 2층 부분의 외벽이 철제가 아니고 천막으로 개조가 돼 있다는 주장이다.

2층 부분은 평상시에는 물이 잘 닿지 않지만 급격하게 기울 경우 상당량의 물이 들어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 목사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선원들이 양심고백을 해 진실이 규명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편지를 썼는데 답신이 왔다"며 "세월호 선체 인양이 되면 선수 우현 램프 제거 부분과 천막 개조 부분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씨는 세월호 침몰 당시 해경이 못깬 유리를 깨고 승객 구조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검찰은 똑같이 15년을 구형했고 오씨는 이에 대한 항변도 편지에 적었다.

그는 "검사 구형에서 온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갈망했음에도, 다친 것을 보고 의식조차 없는 것을 보고도 최선명령 없이 퇴선해 해경에 구조된 선원과, 퇴선명령 하에 퇴선한 선원이 해경에 구조돼 해경이 못 깬 유리를 깨고 승객을 구조한 선원의 형량은 극과 극의 차이인데도 똑같이 15년 구형을 받았다"며 "앞으로 어떠한 사고에 승객을 구조하느냐 안 하느냐는 검찰이 말해야 한다. 똑같은 처벌이라고"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014년 10월, 장헌권 목사는 광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선원들에게 '양심고백으로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솔직하게 의혹을 밝힐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으나 이준석 세월호 선장을 비롯한 5명의 선원들은 편지 수취를 거절해 반송됐다.(장헌권 목사 제공)2017.3.29/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2014년 10월, 장헌권 목사는 광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선원들에게 '양심고백으로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솔직하게 의혹을 밝힐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으나 이준석 세월호 선장을 비롯한 5명의 선원들은 편지 수취를 거절해 반송됐다.(장헌권 목사 제공)2017.3.29/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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