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봄 '꽃술' 주의보…"철쭉꽃·만병초·초오는 호흡마비 유발"

진달래꽃은 수술 제거해야

(세종=뉴스1) 이진성 기자 | 2017-03-26 06:30 송고
 매화꽃. 사진=청주시농업기술센터 제공 © News1
 매화꽃. 사진=청주시농업기술센터 제공 © News1

봄을 맞아 '꽃'을 활용해 술을 담그는 가정이 늘고 있지만, 잘못된 상식과 제조법 등으로 부작용 등을 호소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꽃이 가진 독성으로 인한 것인데, 술을 담글 때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가정에서 꽃술을 담글 때는 반드시 주의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식용이 가능한 꽃으로 술을 담근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때에 따라 잘못 알려진 정보로 각종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식용이 가능한 꽃이라면, 정확한 제조법을 따라야 한다. 꽃으로 담그는 술은 반드시 암술과 수술, 꽃받침은 제거하고 담가야 한다. 꽃가루 등에 의한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정에서 주로 담그는 술로 알려진 진달래꽃의 경우는 수술에 약한 독성이 있어 반드시 꽃술을 제거하고 꽃잎만 깨끗한 물에 씻어서 담가야 한다.

식약처 주류안전정책과 관계자는 "식용이 가능한 꽃을 담글 때는 갓 피었거나 반쯤 핀 꽃잎을 체취해 사용해야 한다"면서 "술을 담갔다면 반드시 밀봉해 그늘진 곳에 보관하고, 약 3개월 후 꽃을 제거하고 맑게 걸러낸 후에 작은 용기에 나눠 담아 밀봉해 숙성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알코올 도수 20도 이하에서는 곰팡이 발생이나 산패가 일어날 수 이어 꽃에 함유된 수분을 감안해 밑술은 알오콜 도수 25도 이상의 담금주 전용술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식용이 가능한 꽃으로 진달래꽃과 국화, 아카시꽃, 금어초, 동백꽃, 호박꽃, 매화, 복숭아꽃, 살구꽃, 베고니아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문제는 식용이 불가능한 꽃으로 인해 부작용을 겪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주로 야생에서 꽃을 따다가 술을 담그는 경우가 많은데, 진달래와 철쭉꽃은 헷갈리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철쭉꽃에는 그레이아노톡신(grayanotoxin)이라는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는데, 이 성분에 중독되면 혈압 상승작용(Vasopressors)으로 인한 동공 확대, 환각 따위가 나타난다. 이로 인해 혼수상태와 체온 상승, 부정맥, 호흡 마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은방울꽃과 디기탈리스꽃, 동의나물꽃, 애기똥풀꽃, 삿갓나물꽃 등도 이러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절대 식용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특히 동의나물꽃과 삿갓나물꽃은 각각 생김새가 식용이 가능한 곰취와 우산나물로 헷갈릴 수 있어 반드시 확인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울러 민간요법에서 치료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꽃이라고 해서 실제 식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예컨대 백선피로 만든 술은 봉삼주와 봉황삼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식약처에서 식용을 금지한 식물 중 하나로 독성이 강해 간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만병초와 투구꽃의 뿌리인 초오도 민간요법에서 약으로 쓰이는 것과 달리 식용이 금지돼 있다. 만병초의 경우 철쭉꽃과 같이 그레이아노톡신이 포함돼 있고, 초오는 아코니틴(aconitine), 메스아코니틴(mesaconitine) 등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에 중독되면 복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봄철이 다가오면서 가정에서 꽃술을 많이 담근다"면서 "다만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꽃 종류가 헷갈리거나 제조법을 제대로 모를 때는 반드시 식약처나 한의사 등 전문가를 통해 확인과정을 거쳐달라"고 당부했다.


jinlee@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