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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남구, '朴진돗개 선물' 노부부 딸 공연 위해 '관객부대' 결성

매 공연마다 40~50명씩 '주민 모니터링단' 동원
강남구 "외국인 관광객 유치" 해명 거짓말 들통

(서울=뉴스1) 전성무 기자 | 2017-03-23 12:00 송고 | 2017-03-23 14:02 최종수정
신연희 강남구청장./뉴스1 © News1
신연희 강남구청장./뉴스1 © News1

서울 강남구청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진돗개를 선물한 노부부 일가의 문화·예술 공연 사업을 지원(뉴스1 22일 보도)하기 위해 주민들로 구성된 일종의 '관객부대'를 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뉴스1> 취재 결과 이 '관객부대'는 '주민 모니터링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현직 사립대 교수로 재직 중인 부부의 딸이 총 연출을 맡은 '어허둥둥 내사랑 춘향' 공연에 매회 40~50명가량 동원됐다.
'춘향'은 2014년 2월부터 12월까지 매주 수·금요일 90회, 2015년 2월부터 12월까지 44회 등 2년간 총 134회가량 열렸다.

이들 '관객부대'는 춘향 공연이 열릴 때마다 어김없이 동원돼 공짜 공연을 관람했다.

당시 '춘향' 지원사업의 실무진이었던 전직 강남구청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모니터링단이 공연을 보고 나면 강남구청과 업무협약(MOU)를 맺은 현대백화점(주)이 공연비 전액을 부담을 해줬다"고 말했다. '춘향'의 관람료는 성인 기준 3만원이다.
강남구청이 '춘향' 공연이 열린 2014~2015년 분기마다 작성해 신연희 구청장에게 보고한 내부 문건에는 2014년 3400명, 2015년 3964명 등 2년간 총 7300여명을 '춘향' 관람객으로 동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춘향' 공연이 2년간 총 134회 열린 것과 매회 공연에 '모니터링단'이 50명가량 동원된 사실을 감안하면 강남구청이 '춘향' 공연에 몰아준 관객 7300명의 대부분이 주민들로 채워진 셈이다.

강남구청의 '춘향' 관객몰이에는 학교와 유관기관, 공무원들도 동원됐다. 강남구청은 관내 31개 초등학교 및 25개 중학교의 학교보안관 자원봉사단도 매주 금요일마다 '춘향' 공연에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보안관 자원봉사단은 학교장, 해당동장, 교육지원과장, 학교보안관 등 회별 30여명이 모여 합동순찰을 실시하는 단체다.

관내 초·중·고교생들은 현대백화점과 MOU에 따라 1000원에 공연을 관람했고 나머지 2만9000원은 현대백화점이 보전해줬다.  

'어허둥둥 내사랑 춘향' 공연장면./뉴스1 © News1
'어허둥둥 내사랑 춘향' 공연장면./뉴스1 © News1

익명을 요구한 강남구청 관계자는 "춘향 공연이 열리던 시기 강남구청 공무원들이 매번 '춘향'을 보러 다니느라 무척 힘들었다"며 "나는 2~3번 정도 봤는데 아마 강남구청 전체 공무원의 절반 정도는 '춘향' 공연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청은 22일 해명자료를 내고 "'춘향'은 전통 판소리계 소설인 '춘향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 발레공연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창의적인 사업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확인 결과 외국인 관광객이 주가 아닌 주민들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을 주축으로 관내 유관기관 관계자, 공무원들까지 '춘향' 공연에 총동원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공직자가 특정 개인의 사익을 위해 공권력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면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여기에 대가성이 있었다면 뇌물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

'춘향' 공연은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성암아트홀에서 열렸다. 성암아트홀은 박 전 대통령 취임식 당일 강남구 주민대표로 박 전 대통령에게 진돗개 암수 한쌍을 선물한 교수 출신의 문현상 박금자 부부가 운영한다. '춘향'의 총연출은 부부의 딸인 문영 국민대 교수가 맡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선웅 강남구의원은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사퇴만이 떨어지는 강남구의 신뢰를 막을 수 있다"며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lenn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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