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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은화 집에 가게 해주세요"…애타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

인양 현장 1.7㎞ 떨어진 어업지도선에서 밤샘 대기
김영석 장관 "신중 기하며 최선 다하고 있어"

(진도=뉴스1) 박정환 기자, 전원 기자 | 2017-03-23 11:05 송고 | 2017-03-23 17:29 최종수정
세월호 미수습 가족들이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야기 하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7.2.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세월호 미수습 가족들이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야기 하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7.2.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우리 은화 사람이거든요. 사람이에요. 어떻게 저런 곳에 놔두고…"

세월호 인양 작업이 한창 진행되는 23일 오전, 작업 현장에서 1.7㎞ 가량 떨어진 바다에 떠있는 어업지도선 '무궁화 2호'에는 무거운 적막이 흘렀다. 이곳에 있는 미수습자 가족 7명은 김영석 해수부장관의 방문에 마음속의 응어리를 털어났다.  
이날 오전 9시쯤 김 장관은 이낙연 전남지사와 함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가족들을 면담하기 위해 무궁화 2호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인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수습자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김 장관의 얼굴을 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세월호 선체 일부가 수면에 떠오른 상황에서 딸을 찾지 못한 그날의 아픔이 떠오르는 듯했다.

이씨는 "아직 배가 올라오지 않았지만 그 선체를 보고 우리 가족들 너무 힘들었다. 선체 모습을 오히려 짧게 봤으면 좋겠다"며 "저희 가족들 이제 내보내달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겠다 그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오열했다.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세월호 속에 아직까지 남은 9명을 찾기 위해서 우리가 이 시간을 견디고 있다" "세월호가 물 바깥으로 나오는 걸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 세월호 배를 찾을 수 있도록 장관님이 힘써 주시고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달라"라고 울먹였다.
이에 김 장관은 "저희 전 직원들한테도 어제부터 다 같이 기도하자 했고 같은 마음으로 소중한 한 순간이 진행되고 있다"며 "말씀하신대로 부끄럽지 않고 예의를 다 갖춰서 인양 작업을 할 것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으시라"고 강조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왼쪽)이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미수습 가족을 만나 인양작업과정을 설명하며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2017.3.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왼쪽)이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미수습 가족을 만나 인양작업과정을 설명하며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2017.3.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가 완전히 인양되더라도 우선적으로 미수습자부터 수색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금희씨는 "저희가 화가 나고 많이 속상해 하는 것은 법이 발의돼도 미수습자들은 늘 고려되지 않고 소외된다는 것"이라며 "미수습자들은 사람이고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건 없다. 선체조사위원회가 구성되더라도 제발 미수습자부터 먼저 수색해달라"고 말했다.

미수습자 가족인 권오복씨는 "어제부터 시범인양을 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며 "사람부터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이날 전남 진도군청에서 진행된 세월호 인양과정 브리핑에서 "오전 10시 기준으로 높이 22m인 세월호 선체를 해저면에서 24.4m까지 인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체가 물 위로 인양되는 과정에서 자세가 변경돼 수면 위 13m 인양은 당초 목표인 오전 11시보다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k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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