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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거짓광고, 문제거래, 표절…大入 일타강사 도덕불감증 '심각'

불법 댓글 알바 계기로 재조명
수능시장 쪼그라들면서 지나친 경쟁 심화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17-03-22 10:00 송고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최근 대입 스타강사들이 불법 댓글 알바(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자신의 강의를 치켜세우고 경쟁사 강사의 강의를 깎아내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덩달아 일타강사(과목 매출 1위 강사)들의 자리 수성을 위한 갖가지 행태가 속속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도덕 불감증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불법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입시업계와 학원가에 따르면 현재 불법 댓글 알바뿐 아니라 반대격인 댓글 차단 알바가 성행 중이다. 포털사이트나 수험생이 자주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강사를 향한 비난성 댓글이나 비판이 오르는 것을 수시로 모니터링해 글을 지우는 것이다. 특히 엄연한 사실인데도 불리한 내용이면 해당 사이트에 악의적 비방글로 신고해 게시물·댓글 등을 블라인드(감추기) 처리하는 게 대표적이다. 입시업체나 일부 스타강사들은 허물을 감추기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담당자를 서너 명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요즘 입시업체나 스타강사들은 불법 댓글 알바라는 오펜스팀(offense team)과 댓글 차단 알바라는 디펜스팀(defense team)을 함께 운영해 여론을 조작한다"며 "자신에 유리한 게시물과 댓글만 남겨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위가 결국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장 광고도 빈번하다. 온·오프라인에서 이름난 강사 A씨는 "현재 EBS와 수능을 연계하는 정책 때문에 대부분의 강사들이 EBS 교재 내용을 활용해 가르치는데, 몇몇 강사들은 수능이나 모의고사에 나온 내용이 전부 자신이 가르친 데에서 나왔다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짓 광고 의혹도 나온다. 또 다른 입시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몇 유명강사가 박사학위자 30여명 혹은 50여명을 자신의 문제집 집필진으로 구성했다고 광고한다"며 "고학력자들의 임금 문제를 비롯해 그 많은 박사학위자가 모의고사 문제를 만들기 위해 달려들었다는 것도 이해 안 되는 상황인데, 해당 강사들은 공개 요구에도 제대로 밝히지 않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도 서슴지 않는다. 지난해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 문제를 유출해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유명 강사 이모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고교 교사인 B씨와 모의고사 출제위원인 C씨를 통해 모의고사 시행 전 출제 지문과 문제 등을 입수했고 해당 내용을 서울 목동 등 9개 학원에서 유출했다. 적중률이 일타강사의 필수조건 중 하나여서 생긴 일이다.

최근에는 문제 표절 논란도 자주 불거지고 있다. 수험생들이 강사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콘텐츠의 질(質)을 꼽기 시작하면서다. 주로 강의력은 좋지만 출제 능력은 떨어지는 강사들이 이러한 행태를 보인다는 게 입시업계의 설명이다.

한 주요과목 일타강사는 "몇몇 강사들은 상대방 콘텐츠에서 적중 문제이거나 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문제는 내용이나 수치만 살짝 바꿔 (자신의 콘텐츠에) 넣기도 한다"며 "너무 심한 나머지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말이 나오는 강사가 있는데, 게시물과 댓글 차단을 하며 어물쩍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표절 문제는 소송으로도 비화한다. 현재 입시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수학 일타강사 D씨가 자신의 문제를 베껴 출판했다는 이유로 타 업체 강사 E씨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부분의 일타강사가 소송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삼가는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문제 무임승차 사례가 급증하면서 몇몇 강사들이 표절 증거를 모아 강력하게 대응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수능 시장이 점점 쪼그라들면서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보고 있다. 대치동의 한 대형학원장은 "수시 선발 비율은 늘고 정시 선발 비율은 줄면서 강사 간 학생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고 안 그래도 좁은 시장에 젊고 능력있는 강사들까지 유입되면서 '정글'이 돼버렸다"며 "시장이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불법 댓글 알바와 같은 강사 간 난타전이 계속될텐데 결국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입시업계와 강사계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j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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