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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적어도 지금은, 한일전 이상으로 뜨거운 한중전

(창사(중국)=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03-20 19:01 송고 | 2017-03-20 21:28 최종수정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일 중국 창사에 위치한 허난시민운동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 중국(중국 창사.23일)전을 앞두고 첫 훈련을 하고 있다. 2017.3.20/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일 중국 창사에 위치한 허난시민운동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 중국(중국 창사.23일)전을 앞두고 첫 훈련을 하고 있다. 2017.3.20/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가위바위보도 이겨야한다'는 우습지 않은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감정'이 담겨 있는 일본과의 스포츠 대결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한일전은 역시 축구대표팀 간의 맞대결이다. 언제 어느 때고 한일 축구대항전은 하나의 스포츠 이벤트, 단순한 축구경기에 머물지 않았다. 선수들의 마음가짐, 응원하는 팬들의 자세 모두 뜨거웠다.

스포츠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독립되어 있어야한다. 그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나 동해를 사이를 두고 인접해 있는 지리적 관계부터 결코 지울 수 없는 역사적 관계까지 엮인 앙숙과의 대결이기에, 항상 일본과의 대결은 '한일전'이라는 수식어 하나만 있으면 다른 의미부여가 불필요했다.

예나지금이나 앞선 설명들은 모두 참이다. 한일전과 견줄 수 있는 비중의 경기는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중국과의 대결이 그 버금가는 뜨거움을 발산하고 있다. 중요한 경기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지금은 '공한증'이라는 달콤한 단어를 잊어야한다. 눈앞으로 다가온 이 한중전을 이기지 못하면 많은 것을 잃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다가오는 23일 중국 창샤에 위치한 허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중국 대표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을 치른다.

다양한 배경이 더해져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빅매치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이 첫 발을 내디뎠다. 19일 밤 중국 창사에 도착해 여장을 푼 대표팀은 20일 오후 4시30분 허난 시민운동장에서의 훈련과 함께 본격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사실 과거의 중국 축구는 한국 축구의 상대가 아니었다. 한국은 지금껏 중국을 32번 만나(A매치 기준) 18승12무1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공한증(恐韓症)'이라는 단어까지 나왔을 정도로 중국은 한국 축구만 만나면 쩔쩔 맸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중국이 한국에게 거둔 첫 승리가 지난 2010년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동아시아축구선수권인데,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0-3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2013년 여름, 한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도 중국은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0-0 무승부를 일궜다.

지난 2015년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이 2-0 승리로 다시 앙갚음 했으나 2016년 9월1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또 혼쭐이 났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 한국은 3-0까지 앞서 가다 2골을 내주는 등 크게 고전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뒤집어졌을 수 있었던 경기 내용이었다.
울리 슈틸리케감독이 20일 중국 창사에 위치한 허난시민운동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 중국(중국 창사.23일)전을 앞두고 가진 대표팀 첫 훈련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17.3.20/뉴스 © News1 이동원 기자
울리 슈틸리케감독이 20일 중국 창사에 위치한 허난시민운동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 중국(중국 창사.23일)전을 앞두고 가진 대표팀 첫 훈련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17.3.20/뉴스 © News1 이동원 기자

아직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것은 참에 가깝다. 그러나 중국이 이제 더 이상 한국축구를 무서워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훈련에 앞서 만난 구자철은 "중국리그에서 한국 선수들과 자주 접해본 영향인지, 이제 막연한 두려움은 없어진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더군다나 지금 중국은 코너에 몰린 쥐나 하룻강아지처럼 고양이나 호랑이를 만나도 코를 물어야할 상황이다.

최종예선 5경기에서 2무3패에 그치고 있는 중국은 한국에게 패하면 러시아 월드컵 탈락이 확정된다. 4차전이 끝난 뒤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마르셀로 리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기적을 꿈꾸던 그네들의 노력도 물거품이 된다. 자신의 중국대표팀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1월15일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골대 불운 속 0-0으로 비겼던 리피 입장에서는 명장 자존심을 회복하고 중국의 러시아행 가능성도 살려야한다.

요컨대 배수진의 자세가 예상된다. 그런 중국을 적진에서 쓰러뜨려야한다. 그저 중국전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승리가 필요한 경기도 아니다. 당장 슈틸리케호의 코가 석자다. 조 최하위에 그치고 있는 중국과의 대결에서 3점을 따지 못하면 곤란하다. 점점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서나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는 대표팀에게 승리라는 약이 절실하다.

덧붙여질 관전 포인트는 역시 '감정'이다. 사드배치 문제와 맞물려 두 나라 사이에 깊은 골이 생기고 있는 와중 펼쳐지는 축구 국가대항전이다. '사드매치'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대국답지 않은 크고 작은 보복에 국민들 감정도 적잖이 상해 있는 상황이다. 마치 한일전이 그렇듯 단순한 1경기에 그칠 분위기가 아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A매치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국내 취재진이 선수들과 함께 대륙 땅을 밟았다. 그런데 이날 한국 대표팀 훈련장에는 중국 취재진이 더 많았다. 중국축구협회는 정작 중국대표팀의 훈련시간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적어도 지금은, 한일전 이상으로 뜨거운 한중전이 다가오고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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