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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대박'은 옛말?…IT업계 깐깐해진 스톡옵션

AI 등 혁신기술 각축전…'핵심 인재 지키기' 전략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7-03-21 07:40 송고 | 2017-03-21 09:07 최종수정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사 © News1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사 © News1

최근 SK텔레콤,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대표 기업들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잇따라 배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식을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은 직장인들에게 '로또'에 비유될 정도로 '스톡옵션=대박'으로 간주돼왔다. 하지만 최근 스톡옵션은 행사조건이 한결 깐깐해져 주목된다.
카카오는 지난 17일 주주총회를 열고 임지훈 대표이사에게 스톡옵션 10만주를 부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2015년 9월 임 대표 취임 이후, 첫 스톡옵션이다. 임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가는 8만4650원으로 결정됐다. 총 84억6500만원 규모다. 이중 50%는 2년 뒤인 2019년 3월 2일부터 2024년 3월 2일까지 행사가 가능하다. 또 2020년 3월 2일부터 2024년 3월 2일까지 100% 행사가 가능하다.

주가 상승 '조건'까지 있다. 스톡옵션 행사 기간이 도래해도 주가가 행사가격의 150% 이상을 기록한 경우만 행사가 가능하다. 주가가 행사가(8만4650원) 대비 50% 오른 12만7000원을 넘어야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주가가 50% 이상 오르지 않으면 스톡옵션은 휴짓조각과 다를 바 없다.  

현재 카카오 주가가 고점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점은 그나마 스톡옵션 대박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카카오 주가는 다음과의 합병 후인 2014년 8월 18만31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지만 지난해 11월 11일 장중 6만99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반등해 현재 8만원대를 기록중이다. 

카카오는 임 대표뿐만 아니라 남궁훈 게임사업부문 총괄 부사장, 조수용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 이진수 콘텐츠사업부문 총괄 부사장, 박성훈 최고전략책임자 등 77명의 임직원에게도 보통주 총 89만55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행사가는 8만5350원이며 행사 조건은 임 대표와 동일하다. 
SK텔레콤도 박정호 대표이사에게 6만6504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다. 이 안건은 오는 24일 주주총회에서 의결될 예정이며 행사가가 최종 결정된다. 또 SK하이닉스는 박성욱 대표에게 29만8800주, 지주회사인 SK(주)는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장동현 대표에게 각각 6만7733주를, 5만6557주를 부여한다. 현 주가 대비 대부분 150억원가량 규모다. 

행사조건은 동일하다. 행사기간은 2019년 3월 25일부터 2024년까지 총 5년간이다. 첫 행사가 이뤄지는 2019년에 행사가격은 현 주가 수준에서 정해진다. 2년 후 주가가 현재보다 높으면 스톡옵션 행사로 그 차액만큼 수익이 나는 구조다. 또 2020년부터 행사되는 스톡옵션은 8%, 2021년에는 또 8%가 증액돼 스톡옵션 행사 조건이 만만치 않다.

특히 SK텔레콤 주가는 지난해 연초보다 20%가량 오른 상태다. 지난 16일 장중 25만9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 주가가 높으면 그만큼 스톡옵션 행사로 발생할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스톡옵션의 '꽃으로 통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2005년 이전에 스톡옵션을 부여해 행사가가 대부분 30만원 안팎의 낮은 가격이라는 점에서 최근 ICT업계의 스톡옵션과 대조된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200만원도 넘었다. 이때문에 삼성전자 임원들은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기본 6~7배의 시세차익을 올린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혁신 기술의 등장으로 ICT업계의 경쟁 양상이 다각화되면서 핵심 인재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스톡옵션이 활용되고 있다"며 "IT업계 특성상 잦은 이직을 막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CEO에게 지금으로부터 7년 후 주가까지 내다보는 책임경영을 주문한다는 점도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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